손석춘 지음/ 들녘 펴냄/ 9500원
매서운 언론비평으로 알려진 <한겨레> 기자 손석춘의 장편소설. 편집국 기자인 주인공은 옌지(延吉)에 갔다가, 낡은 수첩 한 무더기를 들고 온다. 그것은 북한의 이름없는 지식인으로 살아간 사회주의자 이진선의 60년에 걸친 삶의 기록이었다. 일제시대 치열한 독립투쟁에 참가했던 이진선은 해방 이후 북조선의 언론기관에 몸담지만, 개인숭배와 혁명영웅의 권력욕에 회의를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진선은 후회없는 사회주의자로서의 일생을 꿋꿋하게 마감한다. 시인 윤동주, 불교계의 거목 휴허 스님, 남로당의 거물 김삼룡과 박헌영 등 현대사의 고비에서 우뚝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