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규정짓는 것은 무엇일까? <엠므 씨의 마지막 향수>의 작가 퍼시 캉프는 ‘냄새’라고 말한다. <엠므 씨의 마지막 향수>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와 맞닿아 있으면서도, 나름의 ‘냄새’로 독자를 현혹시키는 장편소설이다. 전직 프랑스 정보부원인 엠므 씨에게, 40년 동안 고수해온 머스크 향수는 자신을 ‘완성’시키는 절대적인 필수품이다. 어느 날 향수의 포장과 냄새가 달라진 것을 알게 된다. 그는 과거에 나온 머스크 향수의 재고를 찾아 세계를 떠돌지만, 남은 생만큼 쓸 분량을 확보하지 못한다. 결국 그는 향수없는 세상보다는 죽음을 택하기로 결심한다. 상실감과 정체성의 회의, 페티시즘 등이 뒤얽히며 힘있게 진행되는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