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스토리텔링에 대한 책을 구하다 보면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이름이 바로 로버트 맥키다. 가장 먼저 선보인 <Story: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에 이어, <Dialogue: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2>가 출간되었고, 세 번째 책인 <Character: 로버트 맥키의 캐릭터>가 새로 선을 보인다. 제목 그대로 캐릭터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이 책은, 고대 그리스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마지막까지 남는 건 캐릭터”라고 단언한다. 스토리가 시대를 벗어나 재해석되는 순간, 현재적 관점으로 독자를 몰입하게 하는 요소가 캐릭터라고 본 것이다.
굳이 캐릭터에 한정하지 않아도, 몰입하게 하는 스토리,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스토리의 필수 요소를 하나씩 짚어가는데, 초반에 등장하는 ‘작가의 무기가 될 10가지 능력’은 다음과 같다. 안목을 기를 것(자기 글의 좋고 나쁨을 알아보는 데에는 판단력과 근성이 필요하다), 지식을 쌓을 것(자기 스토리 속 역사와 인물에 대해), 독창성을 찾을 것(작가의 고유한 시선), 쇼맨십을 갖출 것(작가는 엔터테이너다), 독자/관객을 의식할 것, 형식에 숙달될 것, 클리셰를 거부할 것, 도덕적 상상을 잊지 말 것, 이상적 자아로 변신할 것, 나 자신을 알 것. 하지만 로버트 맥키가 쓴 작법서가 귀한 이유는, 노하우를 전달하는 대목보다 관련한 예시를 풍부하게 끌어오는 부분에 있다. <오이디푸스왕>부터 <오만과 편견> <암흑의 핵심> <브레이킹 배드> 등 매체와 시대를 망라한 예시는 창작자들을 위한 보고와도 같다. 이미 본 작품이라 해도 새로운 관점을 더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또한 창작과 관련한 구태의연한 편견을 깨부수는 로버트 맥키의 촌철살인 역시 책읽기를 즐겁게 한다. <Character: 로버트 맥키의 캐릭터>는 캐릭터를 만드는 노하우인 동시에, 로버트 맥키라는 작가가 스토리, 다이얼로그, 캐릭터의 순서로 창작론을 완성해가는 오디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