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 못한 몸으로 잠이 들었다>
김미월, 김이설, 백은선, 안미옥, 이근화, 조혜은 지음 / 다람 펴냄
<돌봄과 작업: 나를 잃지 않고 엄마가 되려는 여자들>
정서경, 서유미, 홍한별, 임소연, 장하원, 전유진, 박재연, 엄지혜, 이설아, 김희진, 서수연 지음 / 돌고래 펴냄
엄마 되기와 일하기는 어떻게 양립 가능할까. 이 질문을 여러 여성 저자들이 자신의 삶을 걸고 이야기하는 책 두권이 나란히 출간되었다. <쓰지 못한 몸으로 잠이 들었다>는 여성 작가 6명이 엄마가 된다는 일과 글쓰기에 대해 적은 앤솔러지다.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작가에게 임신, 출산, 육아의 과정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근화 시인은 남편과 아이들에게 충분히 이해시켜야 한다고 적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엄마가 좋아하는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실천이다. 그냥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서 말하고 이해시켜야 하며, 행동과 태도도 가르쳐야 한다는 것. 그것이 한 여성으로서 힘겹고 쓸쓸하다는 것은 두말할 것이 없다.” 백은선 시인은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나는 조금씩 녹아내리고 있다. 끝은 언제야? 언제까지 이렇게 있을 수는 없잖아. 두 다리가 녹아서 사라지면 어떻게 해야 해?”라고 묻는다.
<돌봄과 작업>에는 정서경 시나리오작가부터 이설아 입양 지원 실천가까지, 다양한 커리어를 가진 여성들이 일하며 육아하는 삶에 대해 적었다. 이들의 커리어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육아와 관련한 어려움이나 깨달음도 각기 다른 국면에서 온다. 과학기술학 연구자 장하원은 아이를 돌보면서 아동 발달과 관련한 쪽으로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설아는 세 아이를 입양하는 과정과 함께 살아온 시간을 적으며 감정을 돌보는 일의 중요성을 적는다. 번역가 홍한별은 “고결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성이 때로 사납고 난폭하게 폭발해서 나를 당황하게” 만든 일을 고백한다. 정서경은 아이를 둘 낳은 과정을 술회하면서 “그 이후로 나는 중요하지 않은 시나리오는 쓰고 싶지 않았다”고 적는다. 책의 부제 ‘나를 잃지 않고 엄마가 되려는 여자들’처럼, 일하는 엄마의 자리를 만들어가는 이들의 분투가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