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렉트로닉 댄스 신에 언더그라운드화 바람이 불고 있다. 일단 장르적으로 페스티벌용 EDM의 대세가 기울고 하우스와 테크노가 떠오르고 있다. 디제이들의 빌보드인 비트포트 차트 상위권에 빅 룸(까까까)이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오리지널에 대한 향수도 강해졌다. 비슷한 음악이 범람하고 편한 디지털 장비가 보편화되자 반대급부로 올드스쿨이 부활하고 일부러 불편한 아날로그를 쓰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재생 개념의 디제잉을 넘어 연주하는 라이브로의 이동도 주목할 만하다. 버튼 푸셔라고 놀림받던 디제이들이 실시간 신시사이저 프로그래밍과 연주로 공연의 폭을 다양화하고 있다.
투 톤 셰이프는 이러한 변화를 주목하는 사람들을 제대로 취향 저격할 팀이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 8090 올드스쿨을 파고들었으며 공연할 때도 드럼 머신과 신시사이저를 들고나와 라이브를 선보인다. 과감하게도 보컬 없는 6분짜리 전자음악 연주곡들로 앨범을 채웠으며 거기엔 반복, 모듈레이션 등 지극히 전자음악적인 매력이 중심을 차지한다. 국내에도 이런 음악이 없진 않았지만 그중 독보적인 완성도를 자랑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오랜 경력의 베테랑 프로듀서 캐비넷이 변신의 결단과 고된 노력 끝에 빚어낸 수작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일렉트로닉 앨범 중 최고로 꼽을 정도로 뛰어나다. 재즈 건반과 레트로 신스의 대비가 아름다운 타이틀곡 <Color Penetration>은 특히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