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의 히트곡은 무엇일까? 빌보드 싱글 차트를 기준으로 한다면 답은 명확하다. 체인스모커스의 <Closer>다. <Closer>는 11월12일 기준 빌보드 핫 100 11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드레이크의 <One Dance>와 리애나의 <Work>가 9주간 1위로 공동 선두였으나 연말에 역전됐다. 올해가 몇주 안 남았음을 감안하면 선두가 바뀔 가능성은 없다.
2016년은 EDM 역사에서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언더그라운드 현상에 머물던 EDM이 점점 주류로 올라가기 시작하여 이제 빌보드 기준 한해 최대 히트곡을 배출했으니 말이다. 물론 2009년 14주 연속 1위를 거둔 블랙 아이드 피스의 <I Gotta Feeling>도 데이비드 게타가 프로듀싱한 일렉트로닉 댄스지만, 블랙 아이드 피스는 디제이가 아닌 라이브 그룹이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다. 하지만 체인스모커스는 디제이 셋으로 활동하는 본격 EDM팀이다. 이제 EDM은 정상급 팝스타의 도움 없이 디제이로 활동해도 빌보드를 호령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유리천장이 깨졌다.
하지만 끝까지 깨지지 않는 천장이 하나 있다. 바로 팝의 전통이다. <Closer>는 많은 면에서 EDM보다는 팝에 가깝다. 후렴구가 신시사이저 연주라는 점이 그나마 일렉트로닉 음악이란 분류를 무색하지 않게 한다. 롱런의 비결도 실은 MTV 시상식 출연 영상이 바이럴을 탔기 때문이다. 결국 <Closer>는 팝 구조와 TV 출연 덕을 크게 봤다. <Closer>의 성공은 역설적으로 기존의 팝 성공 공식이 얼마나 견고한지 보여준다. 오랜 전통은 결코 쉽게 깨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