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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치동 키즈 이야기,<유전>풍으로 - <각성> 오준혁 감독
정재현 사진 백종헌 2026-04-07

오컬트 호러 <각성>의 배경은 ‘입시지옥’ 서울 대치동이다. 성령고등학교의 새 학기 첫날. 학생 상담과 종교 수업을 전담하는 신부 안토니오(이준혁)가 부임한다. 그는 바티칸 교황청의 구마 사제로 악령의 징후를 좇아 한국에 파견됐다. 이날은 서울대 의대 입학을 꿈꾸며 비수도권 지역에서 전학 온 공하랑(오예주)의 첫 등교일이기도 하다. 하랑은 평생 대치동 키즈로 산 급우들 틈에서 살아남고자 정체 모를 각성제에 손을 대고 만다.

<각성>의 무드와 닮은 영화를 묻자 오준혁 감독은 즉각 <유전>과 <콘스탄틴>을 언급했다. “기이한 일이 툭툭 벌어지는 작중 현실은 영화 <유전>을, 엑소시즘의 구현 방식은 <콘스탄틴>과 닮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스태프들과 내가 <각성>의 대본을 읽자마자 동시에 떠올린 영화가 <유전>이다. <유전>의 라이팅이나 숏 구성이 우리 작품의 좋은 모티프가 되었다. 또 12부작 동안 매회 구마 의식이 등장할 텐데, 늘 다른 그림을 연출해야 모두가 만족하지 않겠나. 이를 위해 <콘스탄틴>으로부터 여러 아이디어를 도출 중이다.” 말하나마나 영화광 배우 이준혁 또한 “제작진 못지않게 다량의 레퍼런스를 제안하는 존재”다. <씨네21>이 사전에 입수한 <각성>의 초반 대본에 의하면, 안토니오 신부는 주인공답게 거의 모든 장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뜨거움과 차가움, 다정함과 무심함을 두루 갖춘” 안토니오 신부가 배우 이준혁의 성정과 결합해 보다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려질 전망이다. “안토니오 신부가 특전사처럼 비치는 걸 원치 않았다. 악령은 냉혹하게 상대해도 학생들을 상담할 때만큼은 온기가 기저에 깔리길 바랐다. 배우 본인이 워낙 선한 사람이라 그런지 다감한 구석이 연기 곳곳에서 묻어난다. 이준혁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기대해도 좋다. 액션 시퀀스에선 직선보다는 곡선에 가까운 무브먼트를 선보이는데 그 속에 아주 날카로운 직관이 살아 있다.”

<각성>은 장르 규칙을 충실히 따르는 오컬트 호러다. 하지만 안토니오 신부의 여정에 함께하다 보면 어느 순간 등골이 오싹하다가도 마음 한구석이 아릴 것이다. 어른의 보호막이 부재한 세상에서 고통을 호소하는 청소년들. 이들의 신음은 지난 수십년간 한국인들이 마주한 청소년, 청년들의 집단 참사를 자연히 상기시킨다. 그래도 이 세계에는 신부 안토니오 혹은 어른 한유석이 존재한다. 어쩌면 <각성>은 죽음의 문턱에 선 학생들이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스스로를 십자가에 못 박는 한 남자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작품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사연을 극적장치로 소비하지 않으려 모두가 애쓰고 있다. 구조적 비극 속에 희생당한 아이들의 영혼을 정화하는 데 힘쓰겠다. 안토니오 신부의 처절한 진심을 닮겠다.”

관전 포인트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세상에서 벌어질 법한 공포가 구현되면 좋겠다. CG 작업이 불가피한 장르지만 그래도 최대한 현실에 근접한 선을 찾는 중이다. 쌓아둔 물건이 쏟아지거나 천장이 무너지는 효과도 안전하게 직접 구현하고, 배우들 또한 촬영 단계에서부터 정교한 특수분장을 통해 몰입도가 높은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작중 성령고등학교도 요즘 학원물에 자주 나오는 엘리트 일색의 귀족 학교가 아닌, 현실에 존재할 법한 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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