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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고 뒤척이다 성장한다, 배우 구리하라 하야토와 히다카 유키토 인터뷰 ➁
이자연 사진 백종헌 2025-05-06

흔들리고 뒤척이다 성장한다

- 영화 속에는 두 어머니가 등장한다. 유타와 코우 저마다의 잘못을 나무라는 어머니들. 각자의 장면을 어떻게 기억하나.

히다카 유키토 시위에 나갔다가 체포돼 어머니가 학교에 끌려온 날, 코우는 교장 선생님에게 차별적인 발언을 들으며 가족을 부정당한다. 실제로 이 장면을 찍을 때 나도 모르게 화가 많이 났다. (웃음)

구리하라 하야토 유타가 길거리에서 엄마에게 혼나며 가방으로 맞는 장면이 있다. 원경으로 촬영되었는데 ‘컷’ 하는 순간 눈물이 막 났다. 사실 내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길거리에서 엄마에게 가방으로 맞은. (푸하하!) 와나타베 마키코의 연기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실제 옛날에 있던 일들이 떠올랐다. 자연스레 감정이 터졌다.

- 또래 친구가 많았던 만큼 촬영장이 화기애애했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엔지 장면이 있다면.

히다카 유키토 영화 촬영이 있기 전부터 5명의 배우가 함께 워크숍을 갔다. 그때 순식간에 친해져 매일 같이 밥도 먹고 놀기도 했다. 쉬지 않고 만나는 게 진짜 고등학생 시절 같았다. 한 가지 신기한 점은 영화 속 친구들의 관계성이 우리 5명의 관계와 똑같다는 거였다. 네명이 왁자지껄 떠들면 옆에서 토무가 “으이그~” 한다.

구리하라 하야토 동아리방 뺏기고 나서 교무실에 혼나러 갔을 때 아무도 웃음을 참지 못한 게 생각난다. 선생님이 밍(시나 펭)에게 “벌점이 많으니 청소해! 반짝반짝나게 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선생님이 “빤↗짝! 빤↗짝!”하게 하라고 굉장히 강조를 하는 거다. (웃음) 근데 그 음성이 너무 웃겨서 모두 동시에 터졌다. 아무리 진정하고 테이크를 반복해도 그 대사만 나오면 웃음에 전염돼 진도를 못 나갔다.

- 클라이맥스에 다다른 강당 신을 이야기해보자. 강당에 학생들이 모여 졸업식 예행연습을 하던 그 장면. 단상에 올라가 고백을 전하는 유타는 잠시 오랫동안 머뭇거린다. 단상에서의 고백은 여러 버전이 있었나.

구리하라 하야토 특별히 다른 버전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큰 흐름은 정해져 있었다. 단상에 올라간다. 코우를 바라본다. 약간의 긴장. 그리고 진실을 전한다. 구간마다 디렉션이 하나하나 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유타로서 오랫동안 생각했다. 코우를 바라본 그 짧은 순간 무엇을 느낄까. 유타는 코우에게 무언의 선언을 전한다. 이게 바로 내 결정이야, 하고. 그리고 조금 길게 바라보며 또 무언으로 물었을 것이다. 네 결정은 무엇이니? 그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코우에게서 유타는 아마도 작은 서운함을 느꼈을 거라 생각했다. 물론 유타의 결정과 코우의 결정은 엄연히 다르고, 유타는 자신의 선택만으로 충분하지만 오랜 친구로서 잠시 동요할 수 있을 거라 상상했다. 그 서운함을 감추기 위해 살짝 웃는다.

히다카 유키토 강당 신은 이 영화에 그리고 유타에게 너무나 중요한 장면이다. 그래서 완전히 빠져들어서 바라보았다. 다만 유타의 변화에 코우는 엄청나게 놀랐다. 동시에 두려웠다. 이젠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돼버렸구나, 생각하면서. 유타가 목격한 망설임이 맞을 것 같다.

- 마지막 질문으로 영화 바깥을 상상해보자.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헤어진 유타와 코우는 어떻게 지낼까.

구리하라 하야토 유타는 계속 악기 가게에서 지내지 않을까. 그곳만큼 유타를 위한 낙원이 없다.

히다카 유키토 둘이 한동안 연락을 안 하지 않을까?

구리하라 하야토 맞아. 하지만 영영 작별은 아닐 것 같다.

히다카 유키토 몇년간은 만나지 않고 연락도 안 하다가 어떤 타이밍에 우연히 마주쳐서 다시금 연결될 것 같다. 다른 갈림길에 서더라도 그 결과까지 끌어안고 사랑하는 것이 결국 성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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