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꿈을 꾼다. 그럼 꿈이 이뤄지고 난 다음엔 무엇을 꿈꿀 수 있을까. “장편영화의 주연을 맡아보는 게 막연한 목표”였던 권다함은 <그 겨울, 나는>으로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권다함의 첫 장편 주연작인 <그 겨울, 나는>은 가난한 공시생과 취준생 커플의 애틋한 겨울나기를 그린다. 신기하게도 좋은 영화와 배우는 서로에게 스며들어 어느새 닮아 있다. 시린 겨울 한가운데에서 담담하게 청춘들을 바라보는 이 영화는 겨울의 끝에 반드시 봄이 오듯 ‘다음’을 연상시킨다. 6년이 넘는 기간 수많은 독립·단편영화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았던 그는 “영화가 개봉한 2022년 12월경부터 3, 4개월간 약간의 혼란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첫 장편 주연이란 목표가 이뤄진 후 다음 단계를 향해 숨 고르기를 하는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눈컴퍼니 동료들과 함께하는 이번 전주영화제가 한층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고 운을 뗀 권다함은 독립영화의 매력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배우로서 독립영화는 짧은 기간임에도 끈끈한 동료애, 가족애를 쌓을 수 있어 작품마다 특별하다. 관객으로서는 진솔한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무엇보다 내가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내 마음, 나의 상황, 나의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눈컴퍼니와 컬래버레이션한 이번 전주씨네투어는 그야말로 적절한 타이밍에 찾아온 선물이라 할 만하다. 장편영화 주연이란 작은 언덕을 오른 권다함에게 다음 목표를 묻자 오랜 고민 끝에 나온 답을 신중하게 입에 올렸다. “본래 목표를 세우고 계획대로 사는 사람이 아니다. 매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걸로 족하고, 무언가를 결정할 때도 직관에 따를 때가 많다. 다만 어렴풋한 희망이라면 독립영화와 상업적인 프로젝트를 번갈아가며 작업하고 싶다. 장국영 배우를 좋아한다. 그를 생각하면 그 시절 홍콩이 떠오른다. 단순한 캐릭터로 기억되기보다 시대와 공간이 함께 떠오르는 배우가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
전주와의 추억“영화제는 관객으로 오지 않겠다는 고집이 있었다. 전주에 와서도 극장보다는 바깥으로 돌았는데 올해는 관객과 내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영화제에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관객의 적극적인 질문과 의견에 매번 놀란다. 깊이 있는 질문, 대환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