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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태국 공포영화의 자장 '싸반'
김성찬 2021-11-10

1997년 바트화 폭락에 따른 태국 금융 위기가 본격화되자 부동산 개발 사업에 종사하는 아버지들을 둔 단짝 보움과 이브는 안락하던 삶이 무너져내리는 경험을 한다. 지긋지긋한 현실을 견딜 수 없던 보움과 이브는 동반 자살을 계획한다. 이브는 손쉽게 자기 턱 아래에서 권총의 방아쇠를 당긴다. 그러나 보움은 겁에 질려 죽은 이브를 두고 자리를 피한다. 죽어가는 이브의 눈동자에는 보움의 뒷모습이 비친다. 이브의 저주는 20년이 지나 발현된다. 아버지를 이어 부동산 사업을 하는 보움(남팁 총랏뜨위분)은 아버지들이 일으키려 했고 이브가 자살한 건물을 개발하려 한다. 보움와 함께 건물에 들렀던 딸 벨(아피차야 통캄)은 이상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몽유병 증세를 보이거나 자해를 하고 자살을 시도한다. 이 모든 게 이브의 저주라는 걸 깨달은 보움은 저주를 막기 위해 마지막 결단을 내린다.

<싸반>은 태국 공포영화의 자장 안에 있는 작품이다. 특히 점프 스케어와 CCTV 화면을 두드러지게 활용한 연출은 같은 제작진이 만든 <랑종>을 떠오르게 한다. 우정이나 모녀간 정과 같은 드라마 요소를 기초로 두는 점도 같은 계보에 속한다는 걸 말해준다. 드라마와 공포의 융합이 문제가 될 순 없지만 이브가 벨을 괴롭히는 장면이 필요 이상으로 길어지면서 공포에 면역된 차에 영화는 신파로 수렴함으로써 본격 공포영화와는 멀어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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