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하면서도 우울한 기색이 역력한 안토니(제이미 도넌)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알 수 없으나 이웃에 사는 활기찬 친구 로즈메리(에밀리 블런트)를 필사적으로 피해다닌다. 아주 어릴 때부터 안토니를 짝사랑한 로즈메리는 그런 안토니가 답답하고, 안토니를 포기하지 못하는 자신도 답답해서 죽을 지경. 때마침 안토니의 아버지(크리스토퍼 워컨)로부터 농장을 상속받으려고 나타난 미국인 아담(존 햄)이 끼어드는데, 두 사람의 관계가 급반전할 만도 하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 계속된다. 역설적으로 그런 지지부진한 관계가 이 영화의 백미다.
<와일드 마운틴 타임>은 두 캐릭터를 통해 계산적이지 못해 답답하지만, 그 때문에 진실해 보이는 역설적인 사랑의 판타지를 구현해낸다. 관객까지 답답하게 만드는 제이미 도넌의 시골뜨기 연기가 단연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