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폭설 탓에 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 빙판길에서 호송차를 안전하게 이끈 소방관 스테인(토르비에른 하르)은 연인, 하나뿐인 딸 엘리서(일바 퍼글러루드)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낼 계획이다. 하지만 엘리서는 아빠가 세상을 떠난 엄마를 더이상 기억하지 않는 것 같아 실망스럽고, 결국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내자는 제안을 뿌리치고 오슬로행 버스에 오른다. 폭설은 점점 심해지고, 기름을 가득 채운 유조 트럭이 터널로 진입해 질주하다가 운전자의 과실로 폭발 사고가 난다. 졸지에 차들과 사람들이 터널 안에 갇힌다. 오슬로행 버스에 탔다가 봉변을 당한 엘리서도 그중 하나다. 스테인은 긴급 출동 소식을 듣고 달려가던 중에 엘리서가 터널에 갇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더 터널>은 노르웨이의 깊은 산속에 위치한 한 터널에서 실제 있었던 폭발 사고를 소재로 한 재난영화다. 폭발 사고로 생긴 유독가스가 차량들 때문에 앞뒤가 꽉 막힌 터널 안에서 서서히 퍼져나가며 사람들이 질식해나가는 광경이 리얼하게 묘사된다. 터널을 가득 메운 유독가스 연기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고, 또 터널에서 오래 머물지 못하는 제한된 상황에서 스테인이 딸과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터널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별다른 극적 장치가 없는데도 긴장감이 넘친다. 극한 상황에서 스테인과 엘리서 부녀가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장면은 재난 안전 교육 교본으로도 손색없을 만큼 자세하게 묘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