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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오브 아이스> 동계올림픽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된 소냐 헤니의 흥망성쇠
김소미 2020-03-24

“아빠, 엄마, 오빠, 우승. 아빠, 엄마, 오빠, 우승.” 갓 10살을 넘긴 어린 소녀가 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자신의 평생을 예견한 듯 주문을 되뇐다. <퀸 오브 아이스>는 1928년 15살 나이로 동계올림픽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된 소냐 헤니의 흥망성쇠를 담는다. 소냐(이네 마리 빌만)는 이후 3개의 금메달을 석권한 뒤 할리우드 황금기의 순풍을 타고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진입한다. 이십세기폭스사가 제안한 7분짜리 짧은 출연 계약을, 소냐가 주도해 4개의 주연영화 계약으로 바꾸는 장면은 셈에 밝고 자신감 넘치며, 자기표현이 풍부한 캐릭터의 매력을 십분 보여준다. <퀸 오브 아이스>의 가장 큰 매력은 소냐 헤니에 관한 캐릭터 해석법이다. 아이스쇼를 창조하고, 가족을 이끌고, 모든 욕구에 왕성한 에너제틱한 인물로서 소녀나 여성이 아닌 스포츠 스타의 존재감을 부각했다. 이후의 쇠락 과정은 나치 시절에 올림픽 무대에서 밝게 노래를 불렀던 아이콘이 겪어야 할 필연적 행보로 묘사된다. 세대교체에 따른 좌절, 알코올중독과 함께 찾아온 사생활의 부침 등은 스타의 일대기에서 자주 볼만한 전개인 만큼 보편의 서사를 참신하게 탈바꿈시키는 내러티브의 독창성이 좀더 필요해 보이는 구간들도 있다. <해피, 해피>(2010), <그래도 사랑이야>(2014) 등을 만든 안네 세비스퀴 감독의 영화로, 세비스퀴는 노르웨이에서 꾸준히 여성 서사를 만드는 동시에 미국 드라마 <캐슬락> <블랙 미러> 등을 연출하며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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