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ory
마지막 아카디아인인 마테유스(드웨인 더글러스 존슨)는 동료 둘과 함께 발렌저(마이클 클락 던컨) 등이 이끄는 부족으로부터 멤논의 암살을 의뢰받는다. 멤논은 소수민족들을 말살하고 새로운 제국을 건설하려는 악의 통치자다. 멤논의 성 ‘고모라’에 잠입에 성공했으나 멤논 암살에 실패하고 동료 둘을 잃은 마테유스는 복수를 다짐한다.■ Review <미이라> 시리즈를 연출했던 스티븐 소머즈가 각색을 맡고, <미이라2>에서 ‘스콜피온 킹’으로 출연했던 ‘더 락’(드웨인 더글러스 존슨)이 주인공으로 나오긴 하지만 <스콜피온 킹>은 <미이라> 시리즈로 묶긴 뭣하다. <미이라2>에서 잠자는 저주를 깨운 악의 화신이었던 ‘스콜피온 킹’의 전사, 그러니까 스콜피온 킹이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영화가 <스콜피온 킹>이다. 그외엔 별다른 근친성이 없다.
재미있는 것은, 드디어 ‘주인공’이 된 스콜피온 킹이 악마가 아니라 더없는 정의의 영웅으로 나온다는 점. 그는 고모라의 독재자 멤논을 처치하고 민중의 우레 같은 박수소리와 함께 왕으로 추대된다. 다만 “이 평화와 정의는 영원할까”라는 스콜피온 킹의 질문에 “영원은 없는 것이 제국의 운명”이라는 예언자 카산드라의 대답이, 그의 타락을 암시할 뿐이다.
하나 <스콜피온 킹>의 ‘이야기’를 두고 <미이라2>, 나아가 <미이라> 시리즈와 나란히 놓고 말한다는 건 실없는 일 같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스콜피온 킹이라는 극중인물이 아니라 ‘더 락’이라는 실제배우다. 미국의 유명 레슬러인 그에게 이 영화는 그냥 또 하나의 레슬링 무대다. 그는 정말로 레슬링의 기법 일부를 실현한다.‘고대 아시아’라는 영화의 시·공간은 육체의 원시성을 과시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당하다.
도끼든 칼이든 활이든 손으로 쥘 수 있는 무기를 들고 상대방을 향해 마음껏 몸을 날리면 된다. 키 190cm, 몸무게 113kg의 이 거구를 상대할 자는 별로 없다. 누구와 대치하든 그는 육체의 분위기로 일찌감치 상대를 제압하고 만다. 그래서 척 러셀 감독은 ‘일대 다수’의 결투 대형을 다양하게 준비한다. <이레이져>에서 아놀드 슈워제네거에게 ‘그토록 단순한 적 무찌르기’를 실행하게 했던 척 러셀은 별다른 액션 설계없이 더 락을 무대에 ‘풀어’놓는다. 그리고 영화는 그의 육탄전으로 시종일관한다.흥미롭게도 도끼로 이마를 찍고 창이 복부를 관통하는데도 화면이 낭자하기는커녕 피 한 방울 보이지 않는다(이 영화는 미국에서 PG-13등급을 받았다). <스콜피온 킹>은 애초 액션의 리얼리티 따위엔 관심이 없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있는 큐브릭의 <스팔타커스> 세트장에서 일부를 촬영한 이 영화의 액션은 오직 오락에 복무할 따름이다. 과연 소기의 목적을 제대로 성취했는지, 더 락의 열혈 마니아라면 그렇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이유란 fbir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