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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합작 애니메이션, <건드레스>

<건드레스>는 한국과 일본의 합작 애니메이션이다. 일본 스탭들이 제작에 참여한 애니메이션으로선 국내 최초의 극장 개봉작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개방을 앞둔 시점에서, 일종의 실험 프로젝트라 할 만하다. 동화와 원화 부분은 한국에서, 그리고 시나리오와 연출 등은 일본 스탭들이 담당했다.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린 것도 당연한 이치다.

<건드레스>는 제작과정이 복잡하다. 일본의 닛카쓰와 파나소닉 디지털 콘텐츠, 이너브레인 등의 회사가 동아수출공사와 공동으로 제작비를 댔다. 거대 프로젝트라 일컫어도 어색하지 않다. 국내 스탭이 기획 및 제작, 배급에 참여했고 각본과 캐릭터 설정 등 주요 부분은 주로 일본인 스탭의 손을 거쳤다. 스탭 진용은 쟁쟁한 편이다. 주목할 인물은 <애플시드>와 <공각기동대> 등의 SF물로 잘 알려진 만화가 시로우 마사무네. 캐릭터 설정을 맡아 예의 날렵한 사이버펑크풍의 여성 캐릭터를 창조해냈다. 연출자 야타베 가쓰요시는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를 만든 바 있는 일본 애니메이터다.

제목 ‘건드레스’는 ‘총’과 ‘옷’을 합성한 단어. 강함과 아름다움이라는 단어의 조합으로 엔젤암스 요원의 중성적 이미지를 상징한다. <건드레스>는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공각기동대>를 연상시킨다. 기계와 인간의 관계, 가상공간의 현실화 등의 문제의식을 담고 있으므로. 그러나 메커닉 디자인과 컨셉 등의 면에서 <건드레스>는 합작이라는 제작방식이 그리 쉽지는 않음을 실증한다. 국내 제작사가 다국적 자본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시도하는 것이 효율성이 있는지 여부도 아직은 숙제로 남는다.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가 1980년대 이후, 작품 규모보다 ‘장르’의 다양화에 주력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건드레스>의 한국어판 주제가는 베이비복스가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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