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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의 계절 액션 스릴러,<스노우보더>
알프스를 주름잡는 스노보더가 되어보거나 스위스의 그림 같은 휴양도시를 눈요기하거나.

“죽음은… 생각해본 적 없어, 천국에 가면 눈이 없으니까.”

스노보드 최고의 챔피언 조쉬(그레고리 콜린)가 연인 에텔(줄리엣 고도)에게 한 말은 진심일 것이다. 죽음의 예감에 사로잡혀서야 어떻게 수직에 가까운 가파른 설원에 몸을 내던질 수 있을까. 정작 그가 뿌리치지 못하는 건 최고의 스노보더라는 명예와 그 명예가 동반시켜준 ‘부티’나는 삶이다. 추락 직전에 처한 조쉬는 어떻게든 그걸 연장하려고 한다. 그러니 그가 스크린에 모습을 보이는 처음 순간부터 왜 폭력을 행사하는지 따져 묻지 말자. 조쉬를 영웅처럼 떠받들며 프로페셔널 스노보더가 되길 꿈꾸는 가스파(니콜라스 뒤보셸)는 이런 조쉬의 먹잇감이 된다. 조쉬는 가스파를 자기 팀으로 끌어들여 실력을 전수해주고는 스노보딩 챔피언 결승전에 자신을 대리해 위장출전시키려고 한다. 조쉬는 가스파를 옭아매기 위해 연인 에텔을 이용하는 ‘미인계’까지 동원한다.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는 듯한 음모인데 가스파를 앞세운 위장출전이 실은 제3의 음모를 위한 작전이다.

영화는 시간이 흐를수록 어지러워진다. 공중곡예를 벌이는 스노보더들의 액션을 통쾌하게 보여주기보다 토막토막내는 이상한 편집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설득력 떨어지는 이야기의 빈틈이 너무 많이 쏟아져내린다. <트리플X>의 그늘에 가려지긴 했으나 <익스트림 OPS>의 화면은 볼 만했다. 설원의 낮과 밤, 도심과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위험천만의 곡예를 벌이는 장면만으로 익스트림 스포츠의 묘미를 즐길 수 있었다. 그에 비하면 <스노우보더>는 이상하리만치 스릴과 속도감이 떨어진다. 익스트림 스포츠 자체의 쾌감도, 그 쾌감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의 개성도 자꾸 맥이 빠진다. 예외는 있다. 헬기로 공수된 조쉬와 가스파가 알프스의 한 등성이에서 몸싸움을 벌이며 내달리는 장면. 목숨을 내건 이 질주에서 그들은 스노보드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려고 작심한 듯하다. 보너스가 있다면 가스파 역의 니콜라스 뒤보셸이다. 보면 볼수록 그는 알랭 들롱의 소싯적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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