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여관. 가만히 앉아서 연필로 글을 쓰는 여자. 그가 쓰는 것은 바로 영화 각본이다. 슬럼프에 빠진 각본가 이(심은경)는 과거의 여행을 기억하며 빈 페이지를 채워나간다. 쓰게 요시하루의 만화 <해변의 서경><눈집의 벤씨>를 원작으로 한 <여행과 나날>은 영화 속 영화라는 액자식구성으로 이뤄져 있다. 어느 여름날, 인적 드문 바닷가에 나온 도시 여자 나기사(가와이 유미)는 어머니의 고향을 찾은 나츠오(다카다 만사쿠)를 우연히 만난다. 이들은 발끝도 닿기 어려운 심해에서 얼굴만 동동 띄운 채 의미 없는 대화를 나눈다. 꿈속 같기도 낮잠 같기도 한 <여행과 나날>은 겨울 속에 선 이의 모습과 여름을 채운 두 남녀의 모습으로 잔잔한 소동을 그린다. 여행의 비일상은 어떻게 언어화되는가. 아름다운 촬영과 심은경의 담백한 연기가 아름답게 뒤섞인다.
[리뷰] 미야케 쇼가 보낸 계절적 서신, 세상을 이런 눈으로 볼 수만 있다면, <여행과 나날>
글
이자연
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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