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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킹의 예언은 적중했지만 라이트의 유희는 미지근하다, <더 러닝 맨>
김소미 2025-12-10

스티븐 킹의 소설이 42년 전 상상한 디스토피아는 2025년 그대로다. 벤 리처즈(글렌 파월)는 직장에서 해고된 뒤 투병 중인 딸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냉혹한 프로듀서 댄(조시 브롤린)이 제작하는 TV 리얼리티 쇼 ‘더 러닝 맨’에 참가한다. 30일간 프로 킬러들의 추격을 피하며 미국 전역을 도망다니면 10억달러를 얻을 수 있다. 모든 과정이 생중계되는 동안 대중은 참가자의 죽음을 기다리는데, 신기록을 경신하기 시작한 벤이 예상치 못하게 영웅으로 떠오른다. 에드거 라이트 감독은 딥페이크 기술이 얼굴을 바꾸고 악마의 편집이 인격을 재단하는 세계를 특유의 유희적인 편집과 액션으로 그려낸다. 가장 그다운 순간은 반체제 활동가 엘튼(마이클 세라)과 그의 노모가 사는 외딴 저택 시퀀스로, <나홀로 집에>와 <싸이코>를 뒤섞은 듯한 코믹한 소동극으로 분위기를 환기한다. 장르 관습에 애정 어린 일탈을 가하며 풍자의 매력도 놓치지 않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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