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나이키, 에르메스. 제프 맥페트리지의 그림은 세계적인 브랜드 광고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스케이트보드 디자인으로 경력을 시작한 그는 현재 회화, 그래픽디자인, 영상 작업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미니멀하면서도 명확한 메시지를 담은 그의 고유한 스타일은 일상 속 루틴에서 비롯된다. 불안이 밀려올 때마다 그는 끊임없이 내면을 다스리며 삶과 예술의 균형을 모색해왔다. 다큐멘터리 <제프 맥페트리지: 드로잉 라이프>는 스파이크 존즈, 소피아 코폴라 등 오랜 동료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예술가의 삶을 섬세하게 들여다본다. 불안을 창작의 재료로 삼지 않겠다는 단단한 다짐은 ‘천재 예술가’에게 따라붙는 선입견을 비틀며 제프 맥페트리지만의 창작 윤리를 드러낸다. 서로의 불완전함을 껴안으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가는 그의 지혜는 분열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