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ovie > 무비가이드 > 씨네21 리뷰
[리뷰] 프레임 안에서 유영하는 멸종 위기 사랑법, <나의 아픈, 사랑이야기>
최선 2025-08-13

뜻밖의 오진으로 암 선고를 받은 고등학생 남쯔제(첨회운). 퇴학을 피하려 꾀병 연기를 하던 그는 담임의 지시로 반장인 여쯔제(강제)의 보살핌을 받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둘 사이에 새로운 감정이 싹트고, 장난처럼 시작된 꾀병은 결국 사랑병이 된다. <나의 아픈, 사랑이야기>는 전형적인 청춘 멜로드라마의 공식을 따르며 대만 학원 로맨스물 특유의 감수성과 정서를 오롯이 담아낸다. 서툰 감정 표현, 빠르게 지나가는 사건들, 소란스럽고 유쾌한 분위기. 고도로 구조화되고 정량화된 시대에 이토록 허술하고 유치한 사랑 이야기가 유효한 이유는 우리가 더 이상 갖기 어려운 감정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실수와 손해를 기꺼이 감수하고 끝내 말하지 못한 마음을 편지로 전하는 서사는 이제 영화관이 아니면 쉽게 만날 수 없는 멸종위기의 사랑법으로 우리의 빈곤한 마음을 다정하게 토닥인다.

관련영화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