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덥지근한 여름날, 소설가 니콜(산다 코드레아누)과 캠걸 루비(수헤일라 야쿠브)가 사는 아파트에 친구 엘리즈(노에미 메를랑)가 찾아온다. 화목한 저녁 식사 후 발코니에서 음주가무를 즐기던 세 친구는 전부터 유심히 보던 맞은편 이웃집 남자의 초대로 흥겨운 밤을 보낸다. 아침이 밝고 그의 집을 다시 찾은 세 친구는 그곳에서 참혹한 시체로 변한 남자를 발견한다. <발코니의 여자들>은 배우 노에미 메를랑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으로 호흡을 맞춘 감독 셀린 시아마가 각본에 공동 참여했다. 푹푹 찌는 폭염을 배경으로 그려낸 세 여성의 시체 은닉기는 살갗이 끈적이는 습도를 형상화한다. 이 꿉꿉함의 원천은 공기처럼 떠도는 가부장제와 강간 문화에서 비롯된다. 코믹과 호러를 넘나들며 경쾌하게 질주하는 영화의 직선적인 전개는 미묘한 불쾌감을 겪고 있던 여성들에게 통렬함을 주기에 충분하다.
[리뷰] 살갗이 끈적이는 꿉꿉함, <발코니의 여자들>
글
최현수
2025-07-09
관련영화
관련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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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에미 메를랑 Noemie Merlant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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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헤일라 야쿠브 Souheila Yacoub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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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 코드레아누 Sanda Codreanu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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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린 시아마 Celine Sciamma (19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