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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직 당신만이 이해할 나의 공백, <봄밤>
조현나 2025-07-09

영경(한예리)과 수환(김설진)은 각자 파혼한 이후 깊은 슬픔을 견디고 있다. 중증 알코올중독으로 인해 영경은 결국 국어 교사 일을 그만둔 상태이며 철공소를 운영하고 있는 수환은 오랫동안 류머티즘을 앓아온 탓에 점점 움직이는 게 힘들어진다. 우연히 지인의 결혼식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사랑에 의지한 채 다가오는 죽음을 견딘다. <푸른 강은 흘러라>에 이어 강미자 감독이 17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권여선 작가의 단편 <봄밤>이 바탕이 됐다. 원작에 비해 간결하고 절제된 연출을 보여주되 인물들의 감정은 더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영경과 수환이 두려워하는 것은 그 자신의 죽음이 아닌 서로의 부재다. 술에 취해 바닥에 쓰러진 영경과 병으로 인해 걸을 수 없는 수환의 처절한 몸부림은 대사 없이도 상대에게 닿고자 하는 둘의 간절함을 대변한다. 시를 반복해 읊듯 표현된 영경의 대사 또한 행간에 담긴 그의 감정들이 절절히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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