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아이(진연비)는 대만 명문 제일여고에 입학했지만 학교 얘기가 나오면 움츠러든다. ‘짝퉁’ 소리를 듣는 야간반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낮에 자신의 책상을 쓰는 주간반 학생 민(항첩여)과 친해지면서 학교생활에 적응해나간다. 공고하던 둘만의 세계는 머지않아 주야간반 사이의 신경전, 동급생 루커(구이태)를 향한 미묘한 감정이 겹치면서 균열이 생긴다. <우리들의 교복시절>은 10대 남녀가 등장하지만 익숙한 대만 로맨스영화의 길을 걷지 않는다. 삼각관계의 낭만 대신 치열한 입시제도와 수험생의 극심한 스트레스, 가난과 계급 문제, 재난 상황에 이르기까지 현실을 진지하게 다룬다. 무엇보다 영화는 한 사람의 성장에 주목한다. 엄마의 기대나 사회적 압박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잘하고 싶은 일을 찾았을 때 얼마나 빠르게,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를 공들여 묘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