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닌(어맨다 사이프리드)은 죽은 스승 찰스의 대표작인 오페라 <살로메>의 재연을 맡아 고민이 많다. 위대하지만 구시대적 요소가 많은 찰스의 작품에 손대기 어려운 까닭이다. 가장 큰 문제는 준비 과정에서 계속해서 아버지에게 받은 트라우마가 떠오른다는 것이다. 별거 중인 남편은 마음이 떠난 것 같고, 어머니는 알 수 없는 말만 반복하며, 작품을 표면적으로만 접근하는 배우들의 연기도 아쉽게 느껴지는 총체적 혼란 속에서 제닌은 중심을 잡을 수 있을까. <세븐 베일즈>는 캐나다를 대표하는 감독 애텀 이고이언의 신작으로, 실제로 <살로메>를 연출하며 받은 영감이 이야기의 시작이라고 알려져 있다.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원작과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선율로 결합된 이 오페라가 무대에 오르는 과정을 보는 것도 흥미롭지만, 한 인간이 자신의 과거로부터 빠져나오려 애쓰는 모습도 그 어떤 희곡 못지않게 감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