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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변화하는 육체는 아둔한 배척을 보란 듯이 뛰어넘는다, <호랑이 소녀>
최현수 2025-05-07

히잡을 벗고 틱톡 영상을 즐겨 찍던 자유분방하고 낙천적인 12살 소녀 자판(자프린 자이리잘)은 반에서 처음으로 초경을 시작한다. 이차성징 과정에서 당연히 겪는 신체적 변화임에도 주변의 반응은 냉담하다. 친구들의 따돌림과 어머니의 모진 말에 지친 자판의 낯빛은 점점 어두워진다. 사실 변하고 있는 것은 표정만이 아니다. 마을에서 떠돌던 괴소문처럼 자판의 몸은 맹수와 닮아간다. 이렇게 여성의 신체를 억압하는 종교와 구시대성에 신예 감독 어맨다 넬 유는 발칙한 육체적 변이로 맞선다. 구속받던 몸이 무한한 확장을 거듭할 때 비로소 무지한 사회가 일삼은 아둔한 배척은 무력해지기 때문이다. 연출적 측면에서도 개버 모두스 오퍼란디가 선보이는 레이브 뮤직과 숏폼의 화면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과감한 성장기에 젊음의 야성을 담아냈다. 제76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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