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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전쟁은 여전히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 <목소리들>
김현승 2025-04-02

제주도 표산면 토산리는 매년 150명의 사람들이 함께 제사를 지낸다. 음력 11월18일은 이념 전쟁으로 얼룩진 한국 현대사의 화마가 토산리를 덮친 날이다. 1948년 4월3일 남로당 무장대가 제주도 경찰지서를 습격하자 정부는 제주도를 ‘빨갱이 섬’으로 규정하고 군대를 동원한 무자비한 소탕 작전을 벌였다. 사망자의 대다수가 무고한 시민이었던 이 비극적인 사건의 진상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목소리들>은 생존자, 특히 여성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따라 4·3 사건의 참상을 정면으로 파헤친다. 특별법 제정으로 1만5천명이 공식적인 피해자로 인정받았지만, 사망자 중심의 진상 규명은 여성들이 겪은 수모에 주목하지 않는다. 제주도를 둘러싼 바다와 축성, 하다못해 나무 한 그루에도 그날의 악몽이 배어 있지만, 할머니들은 끝끝내 한을 삼키고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목소리들>은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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