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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왜 올파의 두딸은 집을 떠나 이슬람국가(IS)에 가담했는가, <올파의 딸들>
남지우 2025-04-02

네딸을 둔 튀니지 여성 올파가 카메라 앞에 선다. 그녀를 지켜보는 이는 자국의 영화감독. 두 사람은 같은 질문을 품고 있다. 수년 전, 왜 올파의 두딸은 집을 떠나 이슬람국가(IS)에 가담했는가. 사회에서 여성으로 누리던 것을 영영 뒤로하고 가족들과 멀어지는 길을 택했는가. 감독은 이 비극의 내막을 좇기 위해 올파의 삶을 재연극 형식으로 복기하기로 한다. 전문 배우들이 올파와 사라진 언니들의 역할을 맡고, 남은 두딸은 직접 자신을 연기한다. 현실과 재현의 경계에서, 다섯 모녀의 이야기는 진짜도 가짜도 아닌 형태로 펼쳐진다. 응어리가 터져나올 때까지 이 연극은 멈추지 않는다.

<올파의 딸들>은 전작 <피부를 판 남자>(2020)를 통해 튀니지영화 최초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카우타르 벤 하니야 감독의 작품이다. 2010년 ‘아랍의 봄’ 이후 민주주의 체제로 진입한 튀니지는 이후 종교 극단주의가 활개치는 모습을 목격해야 했다. 직전 독재정권이 이슬람을 억압해온 긴 세월에 대한 반작용이었다. 2015년, 젊은 여성들이 테러 조직에 가담했다는 소식이 아랍 사회를 뒤흔들었을 때, 그 의외성과 자극성에 가려진 것은 자식을 잃은 가족의 고통이었다. 벤 하니야 감독은 튀니지의 정치적 격변과 종교 극단주의의 폐해를 집요하게 파고들면서도, 올파 가족의 미시사를 통해 모성이 행해온 폭력의 역사까지 조명한다. 실화를 재구성하는 방식에서도 정교한 형식 실험이 돋보인다. 다큐멘터리, 뉴스, 재연극이 결합된 멀티미디어 극중극을 통해 진실을 탐구하는 이 영화는 몸과 마음의 희생을 강요당해온 아랍 여성들의 상처를 위무하는 데 공력을 다한다. 2023년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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