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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웅덩이에 빠지고 싶은데 거기에 물이 없는 비참함, <둠벙>
김경수 2024-08-28

도깨비가 산다는 전설이 있는 충북 영동의 이매리 둠벙에 세명의 외지인이 도착한다. 일생일대의 월척을 낚으려는 낚시꾼 병진(이종윤), 가난에서 벗어나 암에 걸린 어머니를 살리려 비트코인을 하는 청년 혁수(윤경호), 이매리 둠벙을 조사하러 온 대학원생 윤주(최예은)가 그 주인공이다. 셋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둠벙의 화를 불러온다. 이동주 감독의 데뷔작 <둠벙>은 옴니버스 구성으로 한국인의 욕망을 입체적으로 그리려 한다. 기성세대의 갑질과 청년세대의 한탕주의, 외모콤플렉스가 각각 슬래셔와 SF, 크리처 등 B급 장르의 문법으로 표현된다. 시도는 모범적이나 영화의 완성도는 초보적이다. 기시감이 강한 세계관 설정과 캐릭터, 어떤 미학적인 야심도 보이지 않는 안일하고 낡은 연출, 과잉된 음악 활용이 더해져 호러 장르의 재미를 느끼기가 힘들다. 노골적인 사회비판마저 감독만의 개성 있는 시선이 부재하는 탓에 일차원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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