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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노 엑시트’, 이 좁은 곳에 긴장감과 상징까지 빼곡이 담아낸
김철홍(평론가) 2023-12-06

새벽 두시. 앨리스(카미유 로)는 한 남자와 함께 고속도로의 한 주유소에 도착한다. 남자가 차에 기름을 채울 동안 앨리스는 편의점에 들러 마실 것을 사려는데이상하게도 편의점은 텅 비어 있다. 편의점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애초에 앨리스가 새벽에 길을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꼬리를 무는 의문점에 대한 생각을 이제 막 시작하려는 찰나, 돌연 총성이 울린다. 상점 건너편의 스나이퍼(스타사 스타닉)가 쏜 총에 상처를 입은 앨리스가 근처에 놓여 있던 무전기를 통해 구조를 요청하는데 놀랍게도 무전기 너머의 목소리의 주인은 마치 앨리스의 존재를 알고 있는 것 같은 오묘한 말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노 엑시트>는 지속적으로 스릴러물을 연출해온 프랑스 칼포운 감독의 장점이 돋보이는 영화다. 무엇보다 편의점이라는 친숙하고 단출한 공간에서만 극이 진행된다는 폐쇄적 설정 자체가 자아내는 긴장감이 있다. 뿐만 아니라 감독은 대사 곳곳에 미국 현대사회에 산재한 사회문제와 관련된 단서들을 심어놓음으로써 영화 엔딩에 관한 여러 해석의 여지까지 남겨놓는다. 결과적으로 짧은 러닝타임과 좁은 장소가 나름 빼곡히 채워진 영화가 됐다. 사실상 원맨쇼를 펼치는 배우 카미유 로의 열연 또한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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