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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너와 나’, 결코 동일할 수 없는 존재들 사이에 놓인 어쩔 수 없는 거리
소은성 2023-10-25

수학여행을 떠나기 하루 전날 세미(박혜수)는 꿈을 꾼다. 하은(김시은)이 죽어 누워 있는 꿈이다. 얼마 전 자전거에 치여 다리를 다친 하은은 병원에 입원해 있고 수학여행은 포기해야 했다. 꿈 때문에 더욱 불안해진 세미는 하은과 떨어져 있고 싶지 않다. 어떻게든 하은을 설득해 함께 수학여행을 가려고 들지만, 그 요구에 하은은 세미가 원하는 만큼 호응해주지 않는다. 세미는 자신의 마음이 하은에게 전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상처받고 결국 두 사람은 다투고 만다.

<너와 나>는 ‘너’와 ‘나’라는 결코 동일할 수 없는 존재들 사이에 놓인 어쩔 수 없는 거리와 그것을 극복하려는 시도에 대한 영화다. 세미가 수학여행을 떠나며 타게 될 배가 세월호라는 암시에서, 영화가 넘어서려는 불가능한 거리는 그와 하은 사이의 것만이 아닌 희생자와 생존자, 그리고 그들과 무관하게 살아갈 사람들 사이의 거리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랑이 그 거리를 무화시킬 수 있다고, 너와 나는 그렇게 같아질 수 있다고 영화는 믿는 듯하다. 세미와 하은은 꿈에서나마 몸을 뒤바꾸고 서로의 모습이 된다. 대신 이 영화에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남겨진, 건너갈 수 없는 그 바다의 이미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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