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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947 보스톤’, 끝까지 달린 뒤에야 말할 수 있는 이야기
이자연 2023-09-27

광복 이후 1947년, 국정이든 민심이든 모든 것이 불안정하던 시기. 베를린올림픽에서 신기록을 세우고도 가슴에 달린 일장기를 가렸다는 이유로 선수권이 박탈된 마라톤 선수 손기정(하정우)은 자신과 닮은 유망주 마라토너 서윤복(임시완)을 훈련시킨다. 둘은 시종일관 어긋난 박자를 맞춰가지만 보스턴 마라톤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두고 질주한다. 과거에 손기정과 함께 동메달을 획득했던 남승룡(배성우)도 서윤복의 코치로 참가해 그를 돕는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1947 보스톤>은 실존 인물인 손기정, 서윤복, 남승룡을 필두로 역사적 사명감과 민족적 쾌감을 전한다. 영화는 당시 마라토너들의 자세와 호흡법을 연구해 적용했고, 보스턴 마라톤 당일의 날씨를 구현할 수 있도록 호주 로케이션을 떠난 디테일한 노력은 장면 곳곳에 묻어난다. 특히 역사적 사실을 정직하게 나열하여 마라토너들이 왜 그렇게 달려야만 했는지 그 개연성을 관객에게 납득시킨다. 다만 42.195km의 긴 레이스를 지켜보는 과정이 다소 루스해 아쉬움을 남기고, 대중에게 잘 알려진 일화를 예측 가능하게 풀어냈다는 한계를 지닌다.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등을 연출한 강제규 감독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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