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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라스트 필름 쇼’, 켜켜이 쌓인 영화에의 애정과 상념들
이우빈 2023-04-12

<라스트 필름 쇼>는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다. 주인공은 인도의 9살 소년 사메이(바빈 라바리)다. 학교에 무단결석하고 극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상인 꼬마 영화광이다. 하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한 경제적 문제, 낙후된 시골에 살고 있다는 지리적 환경 등이 사메이의 영화 사랑을 방해한다. 무엇보다 문제는 속절없는 시대의 변화다. 본디 영화를 셀룰로이드 필름의 미혹으로 받아들이던 사메이는 디지털 영사로 대체되는 극장의 풍경을 보며 통탄한다.

<라스트 필름 쇼>의 미덕은 사메이가 영화에 느끼는 애정을 여러 이미지로 보여주는 데 있다. 가령 사메이가 초록색 공병이나 형형색색의 폐 유리를 눈에 갖다댈 때 화면은 다소 왜곡되고 다채로운 색깔로 변한다. 현실을 더 아름답게, 혹은 완전히 다르게 만드는 영화의 속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사메이가 영화를 이해하는 주요 키워드는 빛이다. 사메이는 영사 기사 파잘(바베시 슈리말리)과의 만남을 통해 빛이 영화 촬영과 영사에 걸쳐 필수 불가결한 요소임을 깨닫는다. 또 사메이에게 영화란 여전히 부조리한 인도의 계급, 초췌한 일상의 지지부진함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한 줄기 빛으로 묘사된다. 이처럼 켜켜이 쌓인 영화에의 애정과 상념들이 결말의 몽타주 시퀀스로 강렬하게 정리되는데, 최근 개봉한 <바빌론>의 결말과 무척 유사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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