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 프래쳇의 판타지 소설 <놀라운 모리스와 똑똑한 쥐 일당>을 원작으로 한 <어메이징 모리스>는 말하는 고양이 모리스(휴 로리)와 피리 부는 소년 키이스(히메시 파텔), 이들과 한통속인 쥐들의 소동을 그려나간다. 쥐를 함께 사는 생명체가 아닌 전염병의 근원으로만 여기는 마을 분위기 속에서 모리스와 키이스는 쥐를 잡는 시늉을 벌이고, 쥐들은 소탕되는 연기를 펼친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철저한 계획하에 꾸려진 계략이다. 열심히 돈을 모으겠다는 일념 하나로 모리스가 쥐들은 물론 키이스까지 꾀어 사기극을 도모한 것이다. 이를 알 리 없는 순진한 쥐들은 언젠가 올 행복한 나날을 기다리며 모략에 공조한다. 쥐들의 바람은 단 하나. 동화 <미스터 번지의 모험>처럼 건강한 텃밭을 꾸리고, 쥐약과 쥐덫이 없는 세상에서 다른 동물들과 조화로운 삶을 사는 것이다. 모리스의 말마따나 돈을 모으기만 하면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 거라 굳건히 믿는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은 소설과 이야기를 사랑하는 소녀 멜리시아(에밀리아 클라크)에게 정체가 탄로나면서 마을에 숨겨진 비밀을 찾겠다는 멜리시아의 계획에 합류하게 된다.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거듭하면서 결국 궁극의 빌런을 맞닥뜨리고 모리스는 자신의 업보를 청산해야 할 순간을 마주한다.

<피리 부는 사나이>를 토대로 한 서사가 창의적이고 조화로운 삶의 가치와 흑백논리의 함정, 자기 인정의 필요 등 다양한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주인공들이 관객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말을 걸거나 질문하는 방식도 웃음과 몰입감을 함께 높인다. 다만 다양한 인물간의 관계성이 조밀하지 못하고 다소 납작한 빌런 캐릭터는 스토리의 굴곡을 평평하게 만들어 아쉬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