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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교섭’, 원칙과 변칙의 조화, 물러섬 없는 정직한 수싸움
조현나 2023-01-18

제한된 시간 내에 반드시 인질을 구출해야 한다. 분쟁 지역인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들이 탈레반에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자국민들을 안전하게 귀환시킬 목적으로 교섭 전문 외교관 재호(황정민)가 현지에 파견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오랜 시간 활동해온 국정원 요원 대식(현빈)도 상황에 투입된다. 둘의 공조가 상황을 빠르게 호전시킬 가능성이 있지만, 상반된 입장을 지닌 두 사람의 협조는 요원해 보인다. 교섭이 차질을 빚으며 상황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피랍된 인질들이 되돌아올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재호와 대식은 갖은 방법을 동원한다. 현지인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대식은 파슈토어에 능한 통역가 카심(강기영)을 팀에 합류시킨다.

<교섭>은 <제보자> <리틀 포레스트>를 연출한 임순례 감독의 신작이다. 외교관으로서 철저히 룰을 지키는 재호와 인질을 안전하게 빼올 수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시도하려는 대식의 입장 차가 도드라진다. 그러나 결국 같은 목표를 가진 두 인물이 공조해나가는 과정이 곧이어 그려진다. 황정민은 재호를 연기하며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드라마 <수리남>보다 상대적으로 절제된 이미지를, 혈혈단신으로 유랑하는 현빈 또한 최근작 <공조2: 인터내셔날>과는 결이 다른 행보를 선보인다. 요르단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액션, 무엇보다 협상 테이블 위의 치열한 수싸움이 극의 긴장감을 높인다. 극의 중간중간에 여유를 불어넣어주는 건 강기영이 연기한 카심의 존재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담아낸 요르단의 광활한 풍경은 낯선 이국 땅에서 교섭관들이 벌이는 분투를 더욱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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