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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데시벨', 과잉된 감정이 가려버린 테러의 긴장감
정예인 2022-11-16

도심 곳곳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한다. 전직 해군 출신 강도영(김래원)은 테러범(이종석)이 일러준 힌트를 좇아 폭탄을 제거하기 위해 분투한다. 폭탄에는 특정 데시벨을 넘으면 타이머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이를 알게 된 순간부터 도시에서 쉬이 들을 수 있는 소리는 극도의 긴장을 유발하는 소음이 된다. 창문 여닫는 소리,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이 재잘대는 소리, 골이 들어가자 터져나오는 군중의 환호. 도심 속 흩어진 소리를 기폭장치로 만들 생각을 한 테러범은 도영의 가족마저 인질로 붙잡는다. 가족과 시민을 구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몸을 던지던 도영은 테러범의 정체를 알아채고, 이윽고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게 된다. 1년 전 도영이 부함장으로 있던 잠수함(한라함)은 국제 해군 훈련을 마치고 귀환하던 도중 갑작스레 출현한 어뢰와 충돌을 피하다 사고가 난다. 누구도 살아 돌아오지 못하리라 예상했지만 도영은 절반의 승조원과 함께 생환한다. 그렇게 도영은 ‘돌아온 용사, 대한민국 간판스타’가 된다. 그러나 테러범은 한라함 사건을 둘러싼 도영의 책임에 대해 되묻고, 점차 진실이 밝혀진다.

영화는 평온한 일상이 조각나는 장면에 주목한다. 우애 깊은 전우들이 함께하던 잠수함이 죽음의 공포가 가득한 폐쇄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폭탄의 굉음으로 전환되는 순간으로부터 서스펜스를 끌어내는 식이다. 특히 평소에는 자각조차 되지 않는 주변의 소리를 히스테릭하게 포착한 시퀀스는 청각이 시각화되는 방식을 보여줘 흥미롭다. 다만 극중 인물의 과잉된 감정선과 대의에 대한 지나친 강조가 속도감과 긴장감을 단절하고, 도영을 도와 동분서주하는 기자와 국가 요원의 역할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해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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