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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초선', 11월8일 미국의 중간선거를 기대하게 하는 데 성공
이우빈 2022-11-02

2020년 미국 하원의원 선거에 5명의 재미 한인이 출마한다. 민주당측엔 현직 이민변호사 데이비드 김, 흑인 주한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마릴린 스트릭랜드, 재미 한인 중 유일한 현역 의원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앤디 김이 있다. 공화당에선 전업주부에서 정치인으로 변모한 미셸 박 스틸, 오랫동안 정치계에 몸담았던 영 김이 출사표를 냈다. <초선>은 몇달간 이들의 선거 과정을 좇는다. 기업의 선거자금 후원 없이 직접 선거 전단을 뿌리며 고군분투하는 데이비드 김의 풀뿌리 선거운동이 영화의 주요 서사로 두드러진다. 더불어 영화는 현재 재미 한인들의 정치 참여 욕구와 당위성을 1992년 LA 폭동 중 한인들이 겪었던 수난에서 찾으며 거시적인 역사적 통찰까지 포섭하기도 한다.

사실 선거에 나선 후보자 5명에겐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더 많다. 양당제 미국에서 쉽게 섞일 수 없는 정파성의 거리감이 그렇거니와 성별, 세대, 피부색, 정치 경력, 지역, 성적 지향성 등의 차이 역시 뚜렷하다. <초선>은 1992년 LA 폭동이란 역사적 맥락을 통해 이들을 ‘재미 한인 정치인’이라는 단일 범주에 넣기는 하나, 인물들의 독자적 정체성을 경시하진 않는다. 이를테면 각기 다른 정치적 견해 중 한쪽에만 연출의 시선을 쏟지 않고 최대한 담담한 연출 톤을 유지하려 하는 식이다. 요컨대 이들을 민족 정체성에 한정된 영화적 도구로 이용하지 않으며 하나의 개체이자 복잡한 정체성을 지닌 정치인으로서 존중한다. 이는 개인의 정체성을 다차원적이고 유동적으로 해석하는 문화적 상호교차성을 사려 깊게 견지한 태도일 테다. 물론 선거영화로서의 박진감도 놓치지 않으며 오는 11월8일 미국의 중간선거를 기대하게 하는 데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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