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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포프란: 사라진 X를 찾아서', 하나의 아이디어가 한편의 영화와 동일한 것이 될 수 없다
소은성 2022-10-26

성공적인 만화 서비스 앱 ‘나침반’을 운영하는 사장 타가미(미나가와 요지)는 어느 날 아침, 자신의 생식기가 사라진 것을 발견한다. 황당함과 부끄러움을 주체하지 못하던 그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과 그들을 위한 모임이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다. 타가미는 그 모임에 참석해 자신이 겪은 일의 실체를 대면한다. ‘스카이피쉬’의 존재는 일종의 도시 전설처럼 널리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그것의 정체는 날아다니는 남성 생식기, 즉 포프란이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아를 갖게 되어 본체에서 이탈한 포프란은 6일간 생존하는데, 그것이 생존해 있는 동안 포획하여 본래의 위치로 되돌릴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포프란의 목적지를 그 주인이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포프란이 사라지는 밤에 본체는 꿈을 꾸게 되고, 꿈속에서 그 목적지를 알 수 있다. 타가미의 경우엔 성공을 위해 저버렸던 친구와 가족들의 꿈을 꾼다.

<포프란: 사라진 X를 찾아서>는 타가미의 속죄 여정에 관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사라진 포프란을 구실로 타가미는 함께한 동지였으나 나중에는 회사에서 해고해버린 친구, 성공을 바라며 고향을 떠나면서 헤어졌던 아내, 그리고 오래도록 찾지 않았던 고향의 부모를 찾아간다. 이러한 종류의 서사가 피하기 어려운 진부함을, 감독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포프란’, ‘날아다니는 남성 생식기’라는 아이디어로 적당히 눈가림할 수 있다고 믿었는지도 모른다. 포프란이란 아이디어의 성격은 차치하더라도, 하나의 아이디어가 한편의 영화와 동일한 것이 될 수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영화는 보여준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로 주목받은 감독 우에다 신이치로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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