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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코믹스 원작 영화에서만 펼쳐지란 법은 없다
정재현 2022-10-12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코믹스 원작 영화에서만 펼쳐지란 법은 없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속 다중우주의 위기를 타개할 히어로는 코인 세탁소를 운영 중인 중국계 미국 이민자 에블린(양자경)이다. 에블린은 블랙홀 같은 중년의 위기 한가운데 놓여 있다. 세탁소는 세무 조사 대비로 여념이 없는데, 성정이 무른 남편 웨이먼드(조너선 케 콴)는 에블린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대학생 딸 조이(스테파니 수)와의 삐걱대는 관계는 회복할 기미가 요원하다. 게다가 에블린은 중년이 되어도 아버지(제임스 홍)가 행여 자신에게 실망할세라 매일이 전전긍긍이다. 세무 조사를 위해 국세청을 방문한 에블린은 다중우주 속 또 다른 웨이먼드인 알파 웨이먼드로부터 악당 조부 투파키가 야기한 카오스로부터 우주의 질서를 바로잡을 영웅이 자신임을 알게 된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최근 관객이 제기했던 과적한 멀티버스 서사의 피로에 대해 기발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영화는 이민자 서사, 가족 서사, 중년 여성의 정체성 찾기 등 다양한 내러티브를 영화에 들여오는데 각 이야기는 어느 하나 처지는 것 없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빠짐없이 전달하며 균일한 재미를 자랑한다. 복잡한 다중우주를 다양한 프레임으로 구현해낸 촬영과 경황없는 다중우주를 하나로 연결하는 정교한 편집 또한 영화의 큰 장점이다. 무엇보다 이 다중우주의 초신성은 단연 양자경이다. 양자경은 80, 90년대 액션 스타로서의 모습부터 2010년대에 드라마 장르에서 보여준 모습까지 자신의 모든 필모그래피를 추력 삼아 에블린을 우주로 쏘아 올린다. 양자경의 캐스팅 자체가 에블린이 영화에서 맹활약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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