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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정예인 객원기자의 '성덕'
정예인 2022-09-28

다큐멘터리영화 <성덕>은 무언가에 푹 빠진 ‘덕후’의 목소리를 전한다. 가수 정준영의 ‘성덕’(성공한 덕후)이었던 오세연 감독은 성범죄, 도박, 음주운전과 같은 범죄를 저지른 스타로 인해 좌절하거나 수치심을 느낀 팬들의 입장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자신의 과거를 들추어보고, 상처를 직시하는가 하면, 자신과 유사한 입장에 처한 팬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덕질’의 의미를 담론화한다. 덕질은 어떤 대상에 깊이 빠져드는 행위 자체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같은 대상에게 애정을 쏟는 이들과 맺는 관계 그리고 그 공동체 속에서 자신을 정체화하는 것 역시 덕질의 큰 부분이다. 그래서 스타의 범죄는 덕후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다. 게다가 유죄가 확정되었음에도 스타를 지지하는 팬의 존재는 같은 팬의 입장에서도 고민스럽다. 오세연 감독은 거듭된 질문 끝에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에 참여해 남은 팬의 심정을 생각하고, 팬덤의 함의에 대해 고찰한다. 누군가를 열렬히 믿는 마음은 때로는 사랑으로, 때로는 편향된 신념으로 향한다.

지나친 우상화와 애정 어린 관심 사이에 놓인 팬덤의 향방에 대해 영화는 따뜻하지만 예리하게 묻는다. 도처에 위기가 도사리지만 그럼에도 끝내 사랑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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