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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90분 동안 누구도 끊을 수 없는 끓는점 '보일링 포인트'
이자연 2022-08-03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런던의 유명 레스토랑. 총괄 셰프 앤디(스티븐 그레이엄)는 오늘 하루가 무탈하게 지나가길 바란다. 하지만 그의 기대와 달리 아침부터 위생관리관의 급습으로 지난해보다 두 단계나 낮은 점수를 받게 되고, 직원간에 풍선처럼 부풀어오른 불만은 곧 터질 듯 아슬아슬하다. 하필이면 일년 중 가장 바쁜 크리스마스에 까다로운 미식 평론가가 찾아와 앤디를 당황하게 하더니 무례한 태도의 손님은 홀서버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보일링 포인트>는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원 테이크로 이루어져 있다. 바쁜 연휴를 보내는, 보통의 레스토랑 주방에서 벌어질 법한 평범한 풍경 속에서 역동성이 느껴지는 이유기도 하다. 러닝타임 95분 동안 단 한번도 끊지 않고 레스토랑의 숨 가쁜 상황을 보여주면서 마치 관객이 그 현장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셰프와 서버, 매니저와 손님 등 다양한 인물에 초점을 맞춰나가며 관객의 시선이 따라가야 할 길을 친절히 안내한다.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원 테이크로 담아내다 보니 시간의 흐름에 따라 축적되는 스토리텔링보다는 인물들이 그때그때 마주하는 단편적인 상황이 순차적으로 나열된다. 줄거리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레스토랑의 일과’ 정도로 뭉툭하게 축약할 수 있지만, 개별 인물의 동선을 카메라가 따라가면서 아무도 모르는 고충과 비밀이 흥미롭게 흘러나온다. 영화 밖의 관객은 자연스럽게 전지적 시점으로 각 인물의 내밀한 속내를 들여다보게 되고 어느새 총천연색 이야기 조각을 모으게 된다. 시종일관 어두운 조명과 빠른 전개 속도, 주방을 채우는 밀도 높은 감정들에 여느 서스펜스물 못지않은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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