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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에이전트다”
김성훈 사진 최성열 2014-08-21

CJ E&M 콘텐츠 개발실 김영욱 팀장

김영욱 팀장은 웹툰 <심연의 하늘> 댓글창에 달린 댓글을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고 한다. CJ가 이제 만화, 웹툰 사업에도 진출한다는 내용의 댓글이었다. 그는 “만화, 웹툰 시장이 산업으로 가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우리는 재능 있는 작가들과 함께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 제작비를 회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와!’지만, 매출만 놓고 보면 ‘애걔’에 가깝다. (웃음)”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제작 진행 중인 웹툰, 출판만화 라인업 숫자가 생각보다 많다. =올해 확정된 작품만 30편 정도 된다. 내년에는 약 40편이 공개될 예정이다.

-소설이나 만화, 웹툰의 영화화 판권을 구매해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창작자와 함께 원천 소스를 직접 제작한다는 점에서 CJ의 만화, 웹툰 제작 사업은 새롭다. =유명 출판만화 작가들이 회사를 찾아온 적이 있다. 웹툰이 인기를 모으면서 작가들이 웹툰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출판만화를 고수할 것인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던 때였다. 그들 입장에서는 CJ E&M이 영화와 드라마를 만드는 회사이니 함께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CJ 입장에서도 일상툰이라 불리는 웹툰을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긴 어렵잖나. 서사가 있는 작품을 함께해보자고 해서 <액션 아이돌>의 김태관 작가, <삼별초>의 형민우 작가 등 여러 작가들과 일을 시작하게 됐다.

-콘텐츠 개발실이 웹툰, 만화 제작 사업을 하겠다고 했을 때 회사 내부의 반대는 없었나. =없었다. 인기 웹툰을 각색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흥행에 성공하는 것을 보면서 사내에서 원작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지던 때였다.

-웹툰, 만화 제작을 직접 해보니 어떤 장점이 있던가. =영화나 드라마 시나리오는 제작되지 않으면 비용을 회수할 수 없다. 반면, 웹툰은 플랫폼에 연재를 하면 제작비를 회수할 수 있다. 시나리오는 대중과 공유할 수 없지만 웹툰은 대중과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미리 공개돼서 대중의 반응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원작으로서 가치가 있다.

-CJ가 아이템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원론적인 얘기이긴 하나, 재미와 완성도가 중요하다. 처음에는 영상화가 가능한가가 중요한 고려 조건이었다. 최근에는 웹툰이 새로운 미디어로 형성되면서 회사 차원에서 웹툰 경험치를 쌓는다는 의미가 생겼다. 요즘은 폭넓게 본다. 웹툰 자체로 재미가 있으면 시도해보자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라인업을 보니 장르를 다양하게 안배한 것 같다. =전략적으로 접근한 작품도 있다. <액션 아이돌>이나 <아시아 프린세스>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염두에 두고 제작하고 있는 웹툰이다. 이런 성격의 이야기는 시나리오로 개발하기가 막연한데, 웹툰으로 먼저 소개가 되면 영화화될 가능성이 높아질 거라 생각한다. 초기에는 액션, 판타지 장르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로맨스나 멜로 같은 장르도 많이 시도하고 있다.

-영화 프로듀싱을 웹툰이나 만화에 접목시키면서 발생하는 어려움은 없나. =매체가 달라 발생하는 해프닝도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시놉시스 쓰는 걸 불편해하는 만화 작가들이 있다. 그림으로 그려야 줄거리가 생각나는 까닭에 꼭 시놉시스를 써야 하냐고 물어오는 작가들이 있다. (웃음)

-회사 내의 많은 프로듀서들이 콘텐츠 개발실이 확보한 웹툰과 만화에 얼마나 관심을 보이고 있나. =우리가 그들을 간절하게 바라보고 있다. 영화기획팀에 가서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웹툰과 만화를 모두 보여드렸다. 회사 안에서 좋은 사례가 빨리 만들어져야 콘텐츠 개발팀의 원천 소스 제작 사업이 장기적으로 힘을 얻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CJ 내부와 창작자 그리고 관계사(제작사)의 에이전트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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