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목할 만한 단편영화감독들 - 김지현, 장명숙, 박혜민, 김영남, 이진우
모든 단편영화감독들이 장편 데뷔를 예비하는 수련의 과정으로 단편작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장편영화를 짧게 줄여놓은 것이 단편영화는 아니다. 장편이 신문 사설이라면, 단편은 네컷 만화와 같다.” 단편 <달이 지고 비가 옵니다>를 만든 박혜민 감독의 말마따나 단편은 장편과는 엄연히 ‘다른’ 영역의 예술이다. 그렇게 영화의 미래를 단편에서 찾을 수 있겠다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90년대 후반 단편영화 붐이 태동됐고, 이 붐은 해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국내 단편작품들이 해외영화제에 진출하고 수상했다는 소식이 한달이 멀다하고 날아들고, 인디포럼 등의 국내 단편영화제에 응모하는 작품들은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이번 인디포럼과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에 소개되는 작가들 중에는 임창재, 유상곤 등 이제 꽤 연륜이 쌓인 단편작가를 비롯, 이송희일, 민동현, 권종관, 염정석 등 단편영화계의 스타들이 대거 포진해 있고, 그들의 작품세계는 한층 깊어져 있다. 우리는 그들 대신에 아직까지 주목한 적 없는 신인 다섯을 찾아냈고, 그들의 작품 속으로 들어가보기로 했다. 관념의 허울을 던져버리고, ‘우리’ 대신 ‘나’를 내세우는 이들의 이야기는 이즈음 단편작가들의 경향을 대변하고 있다. 사회문제든 일상성이든 한 가지 경향을 짚어내기가 어려워지는 대신, 작가의 고유한 개성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들 다섯 작가는 ‘기억’에 관한, 서로 다른 색깔의 이야기를 펼쳐보이고 있다. 특별전 형식으로 <연애에 관하여> <바다가 육지라면> <웃음> 세편을 한꺼번에 선보이는 김지현 감독은 두둑한 이야기 보따리를 디지털카메라 앞에 풀어놓았다. <오후>의 장명숙 감독은 도덕과 열정 사이의 고민을 담은 일기장을, <달이 지고 비가 옵니다>의 박혜민 감독은 성장의 아픈 기록이 배어 있는 풍경화를 소개한다. <나는 날아가고… 너는 마법에 걸렸으니까>의 김영남 감독은 일상성의 한 경향을, <`GOD`>의 이진우 감독은 불경한 상상력을 각각 선보인다. 우리가 발견한 이들의 ‘새로운 재능’이 앞으로 더욱 그 너비와 깊이를 더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편집자
▶ 인디포럼
2001의 다섯가지 젊은시선
▶ <연애에
▶ <오후>의
장명숙
▶ <달이
지고 비가 옵니다>의 박혜민
▶ <나는
날아가고… 너는 마법에 걸려 있으니까>의 김영남
▶ <`GOD`>의
이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