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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 <아들의 방> 난니 모레티
2001-06-01

“진실하고 단순하게, 죽음에 접근했다”

이 영화는 죽음에 관해 말한다. 아들의 죽음과 관련, 관뚜껑을 닫는 장면은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에서 뫼르소 어머니의 관을

닫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소설 <이방인>에서 그 장면이 아주 상세히 묘사되는데, 영화에서도 강조된 듯하다.

나는 영화에서 클로즈업을 잘 사용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에 관을 닫는 장면에서 못을 박을 때 클로즈업을 사용했다. 촬영시 가장 중점을

둔 바는 진실성과 단순함이다. 이 장면은 영화에서 의미심장한데, 왜냐하면 지오반니에게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 가족은

가톨릭 신자가 아니다. 장례절차에서 종교적인 요소가 배제된 단순성이 강조되었다. 이 신은 죽음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에서 내가 직접 썼다.

주인공이 정신분석의다. 영화감독은 인간 내면의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푼다는 측면에서 정신분석의에 가까운가 아니면 환자에 가깝다고 생각하는가.

오래 전부터 정신분석의를 연기하고 싶었다. 일정기간 동안 나 자신이 정신분석의가 되어보고 싶었는데 이제는 그 배역을 맡을 만한 시기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정신분석의는 타인에 비해 더 ‘어른’이다. 타인의 고통을 들어주는 입장이다. 15∼20년 전의 나와 비교해보면 현재의 나는

과거와 전혀 다른 모습이다. 만약 그때 정신분석의가 주인공인 영화를 찍었다면 지금 영화와 아주 딴판인 작품이 나왔을 것이다. 타인에 대해 좀더

관용을 베풀 줄 알고 아집에서 벗어난 인물을 연기할 수 있어서 매우 기뻤다. 몇년 전에 이 배역을 맡았으면 영화 속 인물과 환자의 관계가 다르게

표현되었을 것이다. 다른 감독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얘깃거리가 있을 때 영화화한다. 내 영화들은 내 삶의 단편들이다. 나의 생활과 감정

및 사회와의 관계, 삶의 경험들이 반영된다. 이 영화에서는 내 경험이 전작들에서보다 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영화를 만든 동기는.

언제, 어느 순간 이 이야기에 내면적으로 끌려들어갔는지를 설명하기란 힘들다. 몇년 전 정신분석의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료수집을 시작했다. 그뒤

행복한 가족의 한 구성원이 죽는 이야기를 구상했고, 그 죽음으로 인해 야기되는 상황이 어떤지 보고자 했다. 여기서는 매일 타인의 고통을 보고

상담해주는 정신분석의 자신이 고통을 겪는 입장이 된다. 2명의 시나리오 작가나 나나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흐를지 모르는 상황에서 영화가 진행됐다.

가족구성원 각자의 서로 다른 반응에 관심이 있었다. 고통으로 인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가 벌어지는 상황을 보여주려 했고, 시나리오도 공동으로

썼다. 지오반니가 아들이 죽은 뒤 어떤 행동을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이론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정신분석의로서의 직업수행이 불가능해진다.

환자들의 고통을 동일시하고 덜어주는 것이 불가능해져 상담을 그만둔다. 하지만 이것이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단지 깨달음일 뿐이다. 환자들과

자신의 고통을 컨트롤할 수 없다는 데 대한 자각인 것이다. 지오반니는 인간적인 정신분석의이기에 강박적으로 후회하는 모습을 보인다. 사건발생

일요일에 아들과 조깅을 갔더라면 아들이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되씹어 생각하는 한편, 그날 아침 다급하게 전화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아들의 죽음의

계기가 된 환자를 잊지 못한다. 고통이 그를 집어삼킨다. 아들에 대한 죄의식이 너무 커서 환자들에게 그것이 반영되고, 자신이 더이상 그들의

치유에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이 영화에는 두 종류의 ‘정지상태’가 존재한다. 주인공의 직업수행 중단이 그 하나로 환자상담을 재개할지의

여부도 불투명하다. 다른 하나는 마지막 해변신에 암시된 것으로 지오반니 부부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 제

54회 칸 영화제

▶ 수상

결과

▶ 문

밖의 화제작들

▶ 찬밥신세

된 영국과 독일영화들

▶ 칸

마켓의 한국영화들

황금종려상

<아들의 방> 감독 인터뷰

심사위원대상

<피아노 선생님> 감독 & 배우 인터뷰

▶ 아메리카의

드림 누아르

<거기에

없던 남자> 감독 조엘 코언 & 에단 코언

▶ <멀홀랜드

드라이브> 감독 데이비드 린치

▶ <서약>

감독 숀 펜

▶ 3인의

거장, 세가지 지혜

<나는

집으로 간다> 감독 마뇰 드 올리베이라

▶ <붉은

다리 밑의 따듯한 물> 인터뷰

<알게

되리라> 감독 자크 리베트

▶ 아시아

작가주의 최전선

<거기

몇시니?> 감독 차이밍량

<밀레니엄

맘보> 감독 허우샤오시엔

<간다하르>

감독 모흐센 마흐말바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