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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하는 이가 주인이라니!
2001-04-12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 유인택(기획시대 대표)

판권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제작사가 갖는 게 당연하다. 판권이 뭔가. 판매할 권리이며 저작권의 일부다. 저작권은 영화를 기획, 창작, 제작하는 쪽에 있다. 투자배급사는 단순히 판권을 한시적으로 양도받은 유통사일 뿐이다. 유통하는 이가 주인이라는 것이 말이 되나. 투자는 수익을 올리기 위한 것이고, 일정한 수익을 뽑았으면 판권을 되돌려줘야 한다는 게 제작자들의 공통된 입장일 것이다. 물론 일정기간 동안 각 윈도의 판권 관리를 도맡는 투자배급사들이 프로페셔널하다는 사실까지 부정하진 않는다. 하지만 규모의 수익이 발생한 시점 이후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볼 때 적당한 기간은 3년이다. 이후에 투자사가 그 작품이 필요하다면 재계약을 하면 된다. 라이브러리가 넘쳐날수록 모든 개별 작품에 투자사가 골고루 애정을 쏟을 수 없는 것도 문제다. 한두편이라 하더라도 해당 제작사는 기본적으로 그 작품에 애정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체적으로 인력과 노하우가 없다고 하지만 세일즈 에이전트를 통해 판로를 오히려 확장할 수도 있다. 영구히 투자사가 판권을 갖겠다는 발상에는 문제가 있다. 물론 제작자는 계약서상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현상수배>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이방인> <이재수의 난> 등의 경우 추가비용을 제작사인 기획시대가 떠안은 이유도 그래서다. 그런데 투자사였던 대우가 영상사업을 정리하면서 이제는 그 작품들의 판권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판권이 어디로 넘어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투자자도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돈을 냈다고 해서 주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요즘 투자조합 같은 경우 여러 투자사가 참여하는데 5∼7년이 지나면 판권을 나눠가져야 하나. 판권을 놓고서 비즈니스 모델로만 접근하는 것은 창작자의 지적소유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영화의 주인은 누구인가?

▶ 판권소유,

미국에선

▶ 문제는,

투자사에 대한 불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