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스페셜 > 스페셜2
[기획] 모객이라는 문제 - 독립·예술영화 배급의 현황
이우빈 2026-07-30

메가박스중앙 사태가 더욱더 화제로 올랐던 이유는 마침 이 시기에 <호프> <오디세이>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등의 국내외 대작 상업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규모 상업영화에 관심이 쏠릴수록, 작은 독립·예술영화의 배급은 더욱더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독립·예술영화의 배급과 정산 구조도 앞서 살핀 국내 배급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개봉 주차에 스크린 수천개를 두고 싸우는 대규모 상업영화와 달리, 독립·예술영화는 10~20개 안팎의 멀티플렉스 스크린을 확보하려 애써야 한다. 또한 시장 논리보다는 정부 제도에 연관된 논점이 더 많다. 최근 한국의 작은 독립·예술영화를 꾸준히 배급하는 배급사들의 이야기를 청취하여, 독립·예술영화의 배급 현황과 문제점이 무엇인지 살폈다.

독립·예술영화가 상영될 수 있는 숫자는?

지금처럼 <호프> <오디세이>가 걸려 있는 시기에는 독립·예술영화의 배급이 더욱 어려워진다. 7월8일 개봉한 독립영화 <미명>의 배급사 시네마토그래프의 이윤영 대표는 “멀티플렉스의 성수기, 비성수기에 따라 독립영화가 들어갈 수 있는 상영관 수도 정해지는 편이다. 지난해 개봉한 <에스퍼의 빛>은 비수기(11월)에 CGV에서 12~13관을 받았지만, 최근 개봉한 <미명>은 CGV에서 5~6관을 확보했고, 롯데시네마엔 전혀 들어가지 못했다.”

이윤영 대표의 설명처럼 독립·예술영화는 한국영화 스크린쿼터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통상적으로 여름과 연말 성수기에는 대작이 극장을 차지한다. 연간 최소상영일수가 73일로 정해진 한국영화 스크린쿼터는 봄과 가을 비수기에 채워지는 편이다. 이에 독립·예술영화의 배급 시기가 9~11월 등 비수기에 몰리면서 상영관 확보는 더욱 어려워진다.

한국영화 스크린쿼터제가 있더라도 한국 독립영화 배급은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 백다빈 필름다빈 대표는 7월22일 개봉한 독립다큐멘터리 “<소영의 노력>은 35개 정도의 스크린(멀티플렉스, 독립·예술영화전용관 포함)을 잡을 수 있었는데, 그나마 한국영화 쿼터가 적용되는 시기라 이 정도였고 성수기에는 20개를 채우기 어려울 때도 많다”고 설명했다.

쿼터제를 강화해야 한다?

독립·예술영화 배급과 상영엔 또 다른 일종의 쿼터제가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독립·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 조건을 통해서다. 독립영화전용관은 연간 실제 상영일수의 60%(219일) 이상을 독립영화 상영으로 채워야 한다. 예술영화전용관은 독립·예술영화를 연간 219일 이상, 한국 독립·예술영화를 73일 이상 틀어야 한다. 또한 한국 독립·예술영화 중 70%(51일) 이상은 한국 독립영화로 채워야 한다. 하지만 제도의 허점은 있다. 배급사 대표 A씨는 “예전의 독립·예술영화를 재개봉하는 식으로 쿼터를 채우고 모객하는 독립·예술영화전용관도 있기에, 상영 회차 면에서 명확한 보장을 받진 못하는 편”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독립·예술영화로 묶이지만 팬덤을 갖추고 큰 자본으로 배급되는 영화들에 다른 독립·예술영화가 밀려나는 느낌을 받는다”라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국 독립·예술영화에 대한 멀티플렉스 쿼터 제도를 강화하고. 실질 개봉작에 지원을 더 해야 한다는 의견도 등장한다. 하지만 백다빈 대표는 “쿼터와 지원금 제도엔 한계가 있다. 현재 한국 독립영화 배급의 주요 문제는 예술영화 관객층에도 한국 독립영화만 투명인간으로 취급받는 현실”이라고 짚으며 “같은 마케팅 비용을 쓰고 비슷한 규모로 배급하여도, 한국 독립영화에 비해 외화가 통상 1.5배의 성적을 거둔다”라고 설명했다. 배급의 문제를 떠나서, 모객에 대한 근본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동안 적극적인 티켓 프로모션 등을 통해 한국 독립·예술영화의 관객을 모으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독립영화계는 기존 프로모션 전략의 한계를 느낀 상태다. 이에 자체 배급과 1인 배급 형태로 최대한 지출을 줄이는 방향을 택하는 중이다. 즉 한국 독립·예술영화의 배급은 상업영화의 구조적 문제와 또 달리, 모객이라는 현실적 문제에서 고심이 커지고 있다.

관련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