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들이 서식지를 잃었대. 그런데 걔넨 어디든 가고, 어디서든 잘 수 있대. (중략) 걔네 절벽을 막 뛰어다니더라?” 산양처럼 용맹한 고등학생들이 있다. 동물과의 소통에 진심인 인혜(박혜진), ‘생존’이 삶의 제일 목표인 서희(이승연), 누구에게서든 장점을 찾아내는 정애(박효은), 남들의 시선에 아랑곳않고 자기 길을 걷는 수민(최수인)이 그들이다. 학교는 이 넷을 꿈이 없다는 이유로 ‘수시 특별반’에 억지로 묶지만, 이들은 교내 사육장의 동물들이 집단 폐사 위기에 놓이자 ‘산양들’이 되어 몸소 동물권 보호에 앞장선다.
그러니까 이 넷에게 대입(大入)보다 중요한 것은 대의(大義)다. 인적 드문 숲속에 동물들을 위한 셸터를 짓는 수험생들. 그 쉼터 안에서 스스로의 상처를 보듬고 타인의 안식처를 마련하는 소녀들. <산양들>엔 한국영화가 좀처럼 재현한 적 없는 자주적 청소년들이 ‘캐릭터 코미디’의 장르 아래 살아 숨 쉰다. 아마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오션스> 시리즈나 <어벤져스> 시리즈를 관람하듯 ‘산양들’ 속에서 유독 마음이 쓰이는, 자기만의 최애 캐릭터를 찾아 나설 것이다. 그래서 <산양들>은 동물들뿐만 아니라 입시 지옥에 놓인 한국의 청소년, 나아가 배우를 위한 보금자리처럼 다가온다. 네 주연배우가 자기의 매력을 십분 살린 채 캐릭터의 양감과 질감 모두를 살려 때로는 천진하게, 때로는 눈물겹게 소녀들의 모험담을 그리기 때문이다.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가 영화 속 배우들에게 각각 올해의 배우상(이승연)과 독립스타상(박효은)을 안긴 사실도 놀랄 일은 아니다. 경기인디시네마 배급지원작 <산양들>의 네 주역을 만났다. 영화를 보고 네 배우에게 ‘입덕’한 독자들을 위해, 박혜진, 이승연, 박효은, 최수인 배우가 스스로 뽑는 자신의 대표작도 함께 담았다.
*이어지는 글에서 배우 박혜진, 이승연, 박효은, 최수인과의 인터뷰와 배우들의 출연작 추천이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