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스페셜 > 스페셜2
[기획] 당신도 좋아했음 해, 장동윤을
김송희(자유기고가) 사진 백종헌 2025-07-10

<누룩>의 감독으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찾는 장동윤

장동윤에게 주말극 남자주인공 같은 그 데뷔담을 또 물으려다가 말았다. 아마도 지난 9년간 수천번은 답했을 얘기 같아서. 무해하고 말간 외모 때문인지 ‘상처받았으나 잘 자란 아들’ 역할을 도맡았던 장동윤은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에서도 고현정 배우가 맡은 사연 많은 인물의 아들로 출연한다. 새삼 장동윤의 출연작을 둘러보니 갈피가 안 잡힌다. 80년대 배경의 시대극(<오아시스>)에서는 불운한 깡패 역을, 조선 시대 가상의 과부촌을 배경으로 한 <조선로코-녹두전>(이하 <녹두전>)에서는 여장으로 미색을 뽐내고,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는 주변의 과한 기대를 받다가 공황장애로 고통받는 역을, 최근작 <모래에도 꽃이 핀다>(이하 <모래꽃>)에서는 14kg이나 살을 찌우고 씨름판에서 샅바를 잡기도 했다. 영화 <악마들>에서는 형사와 영혼이 바뀐 사이코패스 살인자를, <늑대사냥>에서는 이능력자를 연기했는데, 핏빛으로 범벅된 장동윤을 보면 예의 순하디순한 얼굴이 위선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다. 항상 전작을 배반하는 선택을 해왔던 그의 다음 행보는 영화 <누룩>의 감독 역할이다. 이번엔 진짜로 자신이 각본을 쓰고 연출을 한 첫 장편영화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찾는다. 물론 영화 <누룩>의 감독 이전에 유튜브 <찰스엔터>의 ‘월간데이트’부터 그의 주요 필모그래피에 넣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장동윤의 팬임을 자처해온 찰스의 유튜브에 출연해 커플 잠옷을 입고 함께 떡볶이를 해먹는 장동윤의 청초하고 단정한 자태는 유튜브 ‘인급동 1위’와 조회수 317만회(7월2일 기준)를 기록했으니 말이다. 해당 영상 제목은 ‘장동윤 붐은 온다’이다. 장동윤 붐을 바라며 장동윤 감독과의 긴 인터뷰를 풀어놓기 전 인상적으로 각인된 짧은 장면 하나. 인터뷰가 끝나고 스태프들의 무거운 짐까지 나눠 들고 문을 나서던 장동윤이 돌아왔다. 다음 인터뷰를 위해 스튜디오 한편에 와 있던 다른 배우에게 총총총 다가간 그는 “꼭 인사드리고 싶었다”며 고개를 꾸벅 숙인다.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서의 첫 인터뷰여서인지 사랑해 마지않는 영화들에 대해 말하고, 사회에 대한 소신도 강직하게 논하던 그를 보며 생각보다 견고하고 고집 있는 배우다 싶었는데, 역시 그는 세간의 평가대로 바른생활 청년이기도 했다.

*이어지는 글에서 장동윤과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관련영화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