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원물 시리즈가 그리는 학교의 경향은?
요즘 학원물 시리즈를 보면 어쩐지 낯설다. 극 중 학교는 더이상 누구나 다니는 일반적 교육기관이 아니다. 고위층 자녀들만 다니는 상위 1% 명문 사립고이거나 문제아들이 모인 ‘꼴통’ 학교다. 어느 쪽이든 교실에서는 공공연히 난투극이 벌어지고 조직적인 마약 거래까지 행해지며 안전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말 그대로 살아남아야 한다. 그러나 한때 교실은 소소했다. 성적과 가족문제는 여전히 컸으나 졸음과 배고픔을 참아가며 짝사랑에 설레고 친구와 시답잖은 수다로 깔깔대던 10대들이 있었다. 미세하고 예민한 성장통의 시간이 그곳에서 흘러갔다. 미디어 속 학교는 언제, 어떻게 잿빛으로 변했을까. 학생들은 왜 더는 웃지 않을까. 문제의식과 호기심을 가지고 최근 학원물 시리즈의 변화를 분석하고 제작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산업적, 사회문화적 맥락을 짚어보고자 한다. 그리고 ‘보통 학교’가 희귀해진 지금, 그 부재 속에서 놓친 것과 앞으로 채워야 할 지점들을 함께 살펴본다.
*이어지는 글에서 한국 학원물에 대한 분석이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