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아시아필름 파이낸싱 포럼(HAF) 수상을 축하한다. 프로듀싱한 <데드 타이드>는 어떤 영화인가.
<데드 타이드>는 내가 두 번째로 제작한 말레이시아영화다. <아방 아딕>(2023)에 이어 제작하게 됐다. 최근 출소한 살인범과 수년간 방에 갇혀 지낸 정신질환 여성의 러브 스토리다. 고립된 두 사람이 깊은 절망에서 순수한 사랑을 키워나가는 감동적인 이야기다.
- 이 작품에 배우가 아닌 프로듀서로 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의 단계에서는 한 영화에서 하나의 역할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로듀싱엔 막중한 책임이 따르고 전체 제작 과정에 긴밀히 관여해야 한다. 그래서 연기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없다고 느낀다. 또 젊은 배우들이 재능을 펼칠 기회를 만들고 싶다.
- 배우가 아닌 프로듀서로 일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카메라 앞에 서는 것과 카메라 뒤에 서는 것 모두 영화에서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고 나는 둘 다에 열정이 있다. 20년 동안 배우로 일했기 때문에, 프로듀서의 길로 접어드는 건 내게 도전적인 일이었다. 배우인 나는 이성적이기보다 감성적이었다. 하지만 프로듀서가 된 나는 감성적이기보다 이성적이어야만 한다. 물론 이성과 감성 두 가지 측면 모두 제작자에게 필수적이며 균형점을 찾는 게 정말 중요하다. 나는 배움을 사랑한다. 프로듀서가 되는 것은 놀라운 배움의 기회를 주었다. 프로듀서는 영화 제작 과정을 더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더 깊이 관여한다. 프로듀서로서 카메라 뒤에서 의미 있고 훌륭한 영화가 만들어지는 데 기여하고 말레이시아영화가 국제 무대에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
- 홍콩필름마켓과 HAF에서 어떤 성과가 있었나.HAF에서 <데드 타이드>는 처음 공개되었고, 프로듀서로서 놀라운 경험을 했다. 이틀 반 동안 아시아와 유럽 전역의 영화사, 영화제, 배급사가 이 영화에 대해 자세히 논의하고 소중한 피드백을 주려 하면서 내 일정이 꽉 찼다. 이 프로젝트는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앞으로도 이 회사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협업에 대해 논의할 예정 이다.
-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났지만 대만과 홍콩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 당신은 아마 아시아에서 가장 영화적 대화를 많이 나눈 배우일 것이다.
말레이시아 출신 배우로서 다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그래서 아시아 전역의 다양한 지역의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시아의 각 지역이 더 넓은 시장으로 확장하길 바라는 만큼 아시아 영화산업간의 협업은 앞으로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내가 프로듀싱하는 <데드 타이드>도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배우들도 주연으로 고려하고 있다.
- 많은 한국영화 팬은 당신을 <도둑들> 속 모습으로 기억한다. 이제 그 영화가 개봉한 지도 13년이 지났다. 당신의 기억 속에 <도둑들>은 어떤 영화로 남았나.
<도둑들>은 내 기억 속에 정말 좋았던 촬영 현장 중 하나로 남았다. 뛰어난 재능을 가졌을 뿐 아니라 친절하고 소탈한 최동훈 감독과 함께 일했던 건 큰 행운이었다. 나를 캐스팅하고 싶다고 쓴 최동훈 감독의 손 편지와 아내인 안수현 프로듀서와 함께 홍콩까지 날아온 그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 진심에 참 감동했다. <도둑들>에서 유명한 한국 배우들과 함께 작업했던 경험도 배우로서 특별하고 소중하게 남았다. 기회가 된다면 가까운 미래에 한국영화나 시리즈에 또 참여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