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효과는 <쉬리>의 또 다른 열쇠가 될 거라 생각했다. 총격전에서 벌어지는 스파크 하나에도 정두환 기사님과 엄청나게 많은 테스트를 했다. 테스트만 하는 데 6개월이 걸렸다. 예를 들어 어떤 총기가 어떤 포지션에 있을 때 어떤 색깔, 어떤 모양으로 불꽃이 튀는지 계속해서 확인했다. 거의 과학 실험실이나 마찬가지였다. <쉬리>의 특수효과는 한국영화사에서 터닝 포인트에 가까웠다. 이를 기점으로 전문화된 특수효과의 기틀이 만들어졌다.”
“도심 총격전은 정말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당시 한두명이 총격전을 벌이는 촬영은 있었지만 이렇게 수십명이 나선 적은 많지 않아서 미리 공지한 내용을 모르는 시민들이 긴급하게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난리도 아니었다. (웃음) 게다가 소리도 얼마나 현실적이고 우렁찬가. 지금이라면 SNS를 통해 영화 촬영이라는 것을 바로 알았겠지만 그땐 그게 어려웠다.”
“명현이 총구를 겨누기 전에 스타디움 복도에서 총을 들고 시민들에게 비키라고 소리치는 장면이 있다. 남들은 그게 별것 아닌 장면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무척이나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세월이 지났지만 명현이 지닌 동물적인 야생성이 100% 드러나는 신이기 때문이다. 눈빛, 달리는 동작, 자세. 그 자체에서 뻗어나오는 기세가 이방인의 것처럼 보이길 바랐다. 그리고 결과물이 나왔는데. 나는 이제 후회가 없다. 그 자체로 만족스럽다.”
“(15세 등급 같지 않던데….) 이 정도면 15금이지 뭐! (웃음) 이 장면은 역시나 수족관이 큰 몫을 했다. 키싱구라미라는 중요한 장치가 있기도 하지만 어항은 시각적으로 아름답고 편안하고 또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충분하다. 근데 너무 아름답지 않나. 밖에는 비가 내리고 저런 조명에 아름다운 수족관이 있으면 누구든 저절로 로맨티스트가 될 것 같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시차를 이용해 두 사람의 진심을 극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넣었다. 명현의 진심에 가닿는 것. 그런 것이 중요하게 작용했다.”